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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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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마존 OTT 하청으로 참여...“인빈시블 영웅 그렸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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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맨디언트·38노스 조사
중국 업체가 재하청 준듯
대북 제재 보란듯이 우회


매일경제

북한 애니메이션 기업이 아마존 프라임과 BBC와 같은 글로벌 방송·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에 하청업체로 참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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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애니메이션 기업이 아마존 프라임과 BBC와 같은 글로벌 방송·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에 하청업체로 참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북한 업체들은 ‘프라임 비디오’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성인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 ‘인빈시블(Invincible)’ 제작에도 참여해 논란이다.

23일 구글 보안 계열인 맨디언트와 북한 연구 프로젝트인 38노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보안 연구가인 닉 로이가 작년 말 북한 IP 주소로 보이는 클라우드 서버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맨디언트와 38노스는 “서버에는 수천 개의 애니메이션 파일과 비디오, 작업 노트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서버에는 매일 작업물이 올라왔으며, 중국어로 된 편집 코멘트와 한국어 번역본이 있는 파일도 포함됐다. 또 애니메이션 파일, 스프레드시트, 상세 이미지 파일 등이었다. “캐릭터의 머리 모양을 개선해 달라”는 수정 요청이 주류를 이뤘다.

발견된 파일만 놓고 볼때, 북한 애니메이션 기업은 크게 6개 작품에 참여했다. 그 이전까지 확대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빈서블 시즌3이 대표적이다. 해당 애니메이션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것으로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이 성우로 참여했다. 이날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는“우리는 북한이나 중국 회사와 협력하지 않으며, ‘인빈서블’ 작업에 북한이나 중국 회사가 참여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또 메릴랜드에 본사를 둔 유닉 스튜디오가 제작한 슈퍼히어로에 관한 애니메이션 ‘아이야누’에도 북한 기업이 참여했다. 해당 애니메이션은 2024년 HBO 맥스를 통해 방영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 애니메이션 ‘달리아 인 블룸’, 일본 홋카이도 에카치 에필카 스튜디오의 ‘猫(고양이)’라는 파일, BBC 어린이 만화 ‘옥토넛’ 파일, 미확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파일 등이 다수 발견됐다.

구글 보안 계열인 맨디언트는 “미국 기업들이 북한과 협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북한이 IT 인력을 통해 제재를 우회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8노스는 “파일은 미국·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최신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들로 보인다”면서 “작업 파일에 중국어 지시문들이 한글로 번역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또는 일본 스튜디오로부터 하청을 받은 중국 업체가 이를 북한에 재하청 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100% 확실한 증거는 없다. 서버 접속 기록상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IP 추적을 어렵게 만든 것이 많았지만 해외 북한 IT 노동자들의 거점인 단둥, 다롄, 선양 등 중국 동북지역 도시에서 접속했음을 보여주는 IP들이 있었다고 38노스는 덧붙였다. 38노스는 “북한 측 파트너의 정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평양소재 ‘4·26아동영화촬영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4·26아동영화촬영소는 1960년 북한의 첫 아동영화 ‘신기한 복숭아’를 제작한 이래 만화영화 ‘소년장수’, ‘고주몽’, ‘영리한 너구리’ 등을 창작한 북한 만화의 산실인데, 미국 재무부에 의해 제재 대상에 올라있다. 북한은 폐쇄적 국가다.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IP 주소는 1024개, 웹사이트는 30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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