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9.7억 유권자' 44일간의 인도 총선 시작…"경제 발전" vs "민주주의 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모디 '고성장' 높은 평가…힌두민족주의·반대 세력 탄압은 비판

라훌 "헌법·민주주의 살리는 선거"…총 7단계 중 오늘 첫 투표

뉴스1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2024.3.12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인도 총선에서 각 당의 얼굴로 또다시 맞붙은 나렌드라 모디(73) 총리와 라훌 간디(53) 전 인도 국민회의(INC) 총재가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기치를 앞세워 대결에 임하는 모습이다. 두 인사 간 경쟁은 2014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다.

19일(현지시간) 시작된 인도 총선은 오는 6월 1일까지 44일간 약 9억6800만 명(18세 이상 성인)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개표는 투표가 끝난 지 사흘 후인 6월 4일 전자 개표기를 통해 시행돼 당일 발표된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디 총리를 간판으로 한 집권 여당 인도 인민당(BJP)이 라훌 전 총재를 앞세운 제1야당 인도 국민회의(INC)에 압도적으로 앞서는 분위기다.

◇모디 '고성장 경제 발전'으로 높은 평가 = 모디 총리는 무엇보다 인도 경제를 고성장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 경제 규모는 2014년 세계 11위에서 지난해 세계 5위까지 올라섰고 2027년에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등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4년 여당이었던 인도 국민회의가 경제 면에서 크게 실패했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모디 총리의 업적으로서 더욱 눈길을 끈다. 대안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2014년과 2022년 사이,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00달러(약 691만 원)에서 7000달러(약 968만 원) 이상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8년 만에 약 40%가 증가한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경제가 2024년 6.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도 예상했다. 이는 중국의 예상 성장률인 4.6%는 물론 영국(0.6%) 등과 같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캐나다 방송 CBC 뉴스는 지난 14일 모디 총리의 망갈로르 거리 유세전을 보기 위해 모디 총리 지지자들이 몇 시간 동안 그를 기다리는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CBC에 "모디를 보러 왔다. 우리의 신"이라며 새로운 도로 및 인프라 등 인도 성장의 많은 부분은 모디 총리에게 공이 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도 이 부분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유세 연설 등을 통해 "인도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뉴스1

인도 야권 지도자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 2023.08.07 ⓒ AFP=뉴스1 ⓒ News1 김형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라훌 "헌법·민주주의 살리는 선거" = 반면 라이벌 라훌 전 총재는 모디 총리의 인도 인민당이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가치'를 통해 맞서는 모양새다.

그는 당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번 선거는 평범한 선거가 아니라 헌법과 민주주의를 살리는 선거"라며 "여러분과 같은 용감한 일꾼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의회의 사고와 이념이 여러분에게 뿌리 박혀 있고, 여러분의 혈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디 총리 측이 힌두민족주의를 과하게 앞세우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일례로 모디 총리는 총선을 100일쯤 앞둔 올해 1월, 아요디아 지역의 힌두교 사원 축성식에 직접 참석했는데, 사원이 건립되는 곳이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갈등이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한편에서 '힌두민족주의'에 과하게 쏠려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힌두교도가 인도 인구의 80%에 이르는 만큼 이를 포함, 모디 총리가 2019년 유일하게 무슬림이 다수인 카슈미르 지역의 준자치 지위를 취소한 것 등에 대해 모디 총리 지지자들은 '인상 깊은 일'로 꼽는다.

지난 1일에는 인도 검찰이 올해 1월 야당 정치인 헤만트 소렌 자르칸드주 주총리를 공공부지 불법 매각 혐의로, 지난달 21일에도 야당 대표 정치인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주총리를 부패 혐의로 체포한 것에 대해 야당 주도의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라훌 전 총재는 2019년에 "어떻게 모든 도둑은 모디라는 성을 갖고 있느냐"고 발언했다가 소란을 겪기도 했다. 인도 인민당은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고, 라훌 전 총재는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 확정 시 그의 의원직은 소멸되는 것이었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이 선고를 유예하면서 의원직은 지켰다.

반(反)모디 측은 모디 총리가 재선될 경우, 2억 명에 달하는 무슬림을 희생시키면서 인도를 '힌두교 우선 국가'로 재편할 것으로 경계한다. 전문가들은 언론과 사법부 등 인도 기관의 독립성 부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7단계 투표…다음 선거일은 4월 26일 = 한편 연방 하원의원 543명(임기 5년)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이날 전국 102개 지역구에서의 투표가 실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4월 26일, 5월 7일·13일·20일·25일, 6월 1일까지 7번에 걸쳐 순차적으로 선거가 진행된다.

투표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종료된다.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출구조사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어느 쪽으로 표심이 기울고 있는지는 6월 1일 마지막 투표가 종료된 후에야 명확히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