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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샤넬백 200만원 싸대”…전세계 명품 쇼핑족 몰려간다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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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의 한 백화점 샤넬 쇼윈도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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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일본으로 해외 쇼핑객들이 몰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 가치 하락에도 많은 명품 브랜드가 일본 내 가격을 조정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물론 유럽보다 일본의 명품 가격이 저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태그호이어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경우 일본에서는 면세 할인 후 78만5000엔(약 700만원)에 살 수 있다. 뉴욕에서 동일 제품 판매 가격은 6450달러(약 886만원)으로, 일본과 1350달러(약 185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또 샤넬 클래식 블랙 양가죽 가방의 경우 미국에서 1만1700달러(약 1608만원), 일본에선 1만277달러(약 1412만원)에 살 수 있다.

이 밖에 까르띠에 팔찌, 버버리 트렌치코트, 크리스찬 디올 구두, 프라다 선글라스 등 다수의 명품 역시 일본에서 구매하면 미국보다 수백달러 가량 저렴하다.

독일 베를린에서 일본 도쿄로 여행 온 학생 치아라 람비아(26)는 명품 매장이 밀집해 있는 긴자지구에서 여행 가방 2개를 끌고 다니며 하루 종일 의류와 가방 등을 쇼핑을 했다.

그는 “일본의 물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전혀 부담이 없었다”며 “독일에서보다 싼 값에 살 수 있는 품목들을 미리 검색해 쇼핑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예상보다 구매 물품이 더 늘어 일본에서 여행 가방 1개를 더 사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에서 명품 신상품뿐 아니라 고가의 중고 의류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일부 쇼핑객들은 일본에서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한 뒤 재판매하면서 이익도 얻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글로벌 명품 수석 주식 분석가인 데보라 에이트켄은 “명품 제조업체들이 신규 제품 출시와 한정 컬렉션 발매를 통해 일부 가격을 조정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들은 환율 변동성이 창출하는 기회를 이용해 특정 시장에서 할인 혜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본의 명품 저가 현상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럭셔리 인스티튜트의 밀턴 페드라자 최고경영자(CEO)는 “명품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가격 차익 거래를 방지하고자 전 세계의 가격을 균등하게 조정하기 때문에 할인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럭셔리 브랜드는 이미 2022년과 2023년에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에르메스와 샤넬 등 일부 인기 브랜드를 제외하면 물량이 적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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