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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여의뷰] 발 맞추는 '홍준표-이준석', '윤-한' 대체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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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일 저격

서로는 "괜찮은 정치인" "총리감" 띄워

'엄석대 설전' 당시 "체육부장" "잔재주" 공방

여당 총선 패배 이후 '차기 리더십 틈새 공략'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보수 진영 '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발을 맞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연일 저격하고 있다. 반면 서로간에는 '미래 가능성'과 '관록' 등을 치켜세우며 존재감을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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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왼쪽)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2021년 10월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마친 후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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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판 부터 한 전 위원장을 맹공격하던 홍 시장은 총선이 끝난 뒤 더욱 수위를 올렸다. 그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전 위원장은)윤 대통령의 그림자에 불과한 사람"이라며 "황태자가 그것도 모르고 자기 주군에게 대들다가 폐세자가 되었을 뿐이고, 당내외 독자 세력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한 전 원장의 당권 재도전설과 관련해서는 "집권당 총선을 사상 유례없이 말아 먹은 그를 당이 다시 받아 들일 공간이 있겠느냐"고도 쏘아붙였다.

이 뿐만 아니다. 지난 13일에도 그는 "전략도 없고 메세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하고 있다.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사람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되느냐"고 한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12일에는 "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돼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의 한 전 위원장 비판도 만만치 않다. 그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설에 "콘텐츠 보강 없이 직만 맡으면 평가만 애매하게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정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저는 대단한 각오가 있는 줄 알았다"며 "각오는 없었고 실력은 더더욱 없었다. 이재명 대표만 까다 망했다"고 평가절하했다.

홍 시장과 이 대표는 그러면서 서로의 이름을 '콕 짚어' 차기 권력으로 띄우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 총선 참패 원인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야심차게 키운 이준석도 성상납이란 어처구니없는 누명을 씌워 쫓아내고, 용산만 목 매어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당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 전날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 "(이 대표는) 괜찮은 정치인이다. 당선을 축하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도 화답했다. 그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며 "젊은 층에게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박영선 전 장관 총리설'이 불거진 17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 뒤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대선 경쟁자였던 홍 시장과 협치를 구상하고, 이어 여권 내 인사 중 지난 2년 중 내치고 해코지했던 인사들에 대해 협치를 구상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홍 시장을 띄웠다.

홍 시장과 이 대표가 예전부터 정다운 사이는 아니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3.8 전당대회 당시 윤 대통령 측근 그룹이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비윤계로 꼽히는 후보들을 향해 불출마를 압박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 '엄석대'에 빗대 "소설의 결말은 비극"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를 본 홍 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어떻게 우리당의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느냐"며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홍 시장에게 "소설 속 체육부장(엄석대의 최측근)이 보인다"며 "윤핵관같은 행태를 보이면 중앙 정치인으로서의 매력은 반감하게 돼 있는 것"이라고 되받았고,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그렇게 욕질만 일삼더니, 그 버릇이 또 도진 것 같다"며 "얄팍한 지식과 잔재주로 하는 정치는 오래 못간다. 내년에 어찌되나 한번 보자"고 이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랬던 홍 시장과 이 시장이 서로 띄우기에 나선 가장 큰 배경은 한 전 위원장 견제라는 공동의 목표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총선 패장'이라는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범보수 진영 차기 대통령 후보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은 아직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홍 시장과 이 대표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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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포옹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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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영 위기 상황에서 손을 잡은 이들 연대는 향후에도 '보수 혁신'을 겨냥해 비슷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범여권 내에서는 현재 진영 내 대선 주자급 인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국민적 지지도가 비교적 높은 '홍준표-이준석' 두 사람이 '윤석열-한동훈' 쌍두마차의 대체자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당의 이번 총선 참패 원인이 바로 '60대 이상 정당·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다음 전국선거에서는 수도권, 2030 세대에게 소구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여당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홍 시장은 국정운영에 대한 경륜과 노하우가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도 현재 국정 위기 상황을 걱정해 홍 시장을 총리로 추천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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