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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키 크고 마른 10대 남자 청소년에 주로 발생…가슴통증·호흡곤란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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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도 수술받은 기흉은 무엇

흉막강에 공기가 고이는 현상

성장 빠른 청소년들 잘 걸려

“심하면 노래 부르기 쉽지 않다”

필수 영양소 충족과 금연 필수

수술 후 재발 잦아 정기검진 중요

스포츠월드

걸그룹 에스파 윈터가 최근 기흉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윈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윈터가 최근 기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며 “기흉은 재발이 쉬운 질환인 만큼 의료진 소견에 따라 충분히 논의한 끝에 선제적 조치로 수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윈터의 회복 상태를 최우선으로 두고 활동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기흉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허파 표면에 구멍이 뚫려 공기가 새거나 유입되면서 흉막강(胸膜腔·두 겹의 흉막 속 밀폐된 공간)에 공기나 가스가 고인다. 가슴 답답함, 통증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 기흉 질환 전문가인 이홍규(사진)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로부터 기흉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기흉은 우선 별 다른 원인없이 발생하는 ‘자연기흉’과 외상에 의한 ‘외상성 기흉’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자연기흉은 다시 ‘1차성 기흉’과 ‘2차성 기흉’으로 나뉜다. 이 교수는 “1차성 기흉은 기존의 폐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경우를 통칭하고, 이차성 기흉은 결핵이나 폐기종, 폐암 등을 앓고 있으면서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흉의 가장 큰 증상은 급작스러운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흉강막에 공기가 차면 공기의 압력으로 폐가 눌려 제대로 호흡할 수 없게 된다. 간혹 흉막강에 들어온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폐뿐만 아니라 심장까지 눌리는 긴장성 기흉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이 눌리면 혈액 공급이 어려워져 호흡곤란과 청색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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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윈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규홍 교수는 “가수나 아이돌 그룹, 뮤지컬 배우 등에서 심한 기흉이 발생할 경우 노래를 부르거나 공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윈터는 기흉 수술을 앞두고 일본 스케줄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기흉은 여성에서 흔한 질환은 아니다. 주로 키가 크고 마른 10대 남자 청소년에서 흔히 발생한다. 이렇다보니 ‘미소년 병’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10배 정도 많다.

전문가들은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은 지방이 부족해 체내 윤활액이 줄고 폐가 마찰에 자주 노출되며 기흉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한다. 10대 등 젊은층에서 흔한 것은 청소년기 빠른 성장으로 폐조직 발달이 폐혈관 발달을 앞질러 폐첨부 말단부위에 혈액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폐기포가 발생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부모가 유난히 마른 체형이거나 기흉 병력이 있다면 자녀의 발병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남성에서 흔한 기흉이지만 여성도 걸리기는 한다. 여성 기흉 역시 마른 체형에서 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여성의 경우 생리 때마다 발생하는 기흉 환자도 있다. 이는 전체 여성 환자에서도 10분의 1수준으로 극히 드물다”고 했다.

숨 쉴 때마다 가슴이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면 기흉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진단 시 경미하다면 고산소 흡입치료로 기흉의 자연흡수를 도모하지만, 정도가 심하면 흉강경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후 2~3일 정도 입원해야 한다.

수술 후 일상에는 큰 제약이 없다. 대부분 소기포 파열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평소 심한 운동, 무거운 물건 들기, 격한 기침 등은 피하는 게 유리하다.

이홍규 교수는 마른 체형에서 많이 생기는 만큼, 이럴 경우 영양소를 골고루 섭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살을 찌워야 한다는 게 아닌 필수 영양소 충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이와 함께 ‘무조건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흡연은 기흉의 원인이 되는 흉막하기포 발생을 도와 기흉 발생 가능성을 20배 정도 늘리는 만큼 금연은 필수다.

잦은 비행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가 기흉에 미약하지만 발생 확률을 높이는 요소”라며 “기흉이 있는 상태에서 타면 기흉의 양이 확연히 증가한다. 비행기 탈 일이 잦은 사람은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파일럿, 공군, 승무원 등에서 기흉이 발생할 경우 수술 등을 권고받게 된다.

이홍규 교수는 “기흉은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잦은 질환(3~5%)인 만큼 정기적 검진과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며 “만약 기흉 환자가 흡연자라면 금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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