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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스라엘-헤즈볼라, 보복 또 보복…전운 감도는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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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동 내 가장 강력한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꼽히는 레바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지난해 가자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력한 공격을 단행했다. 역내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갈등을 완화할 유일한 방법인 '가자 휴전'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날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위치한 마을인 아랍 알아람셰의 커뮤니티센터를 드론으로 공격해 1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14명은 군인이고, 이 중 6명은 중상이라고 이스라엘군(IDF)은 밝혔다. 헤즈볼라는 공격 직후 아랍 알아람셰에 있는 IDF의 정찰용 군사시설을 드론과 유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공격이 16일 IDF가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를 공격해 헤즈볼라 지휘관 2명 등 총 3명을 사살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IDF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받은 이후 몇 시간 만에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의 북쪽에 있는 헤즈볼라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 레바논 남부 아이타 아슈샤브의 헤즈볼라 대원들이 모인 건물과 드론 발사 시설도 공습했다.

6개월간 헤즈볼라와 대립 중인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헤즈볼라의 공격에 즉각 맞대응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다.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360여 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퍼부은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충돌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격은 최근 몇 달간 이스라엘과 공격을 주고받아온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입힌 가장 큰 피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기정사실화한 점도 확전 가능성을 키운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회 동맹들이 여러 조언을 주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란 대응에 대한 결정은 주체적으로 내리겠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주로 활동하는 지역인 시리아에서 고위 당국자들을 피신시켰고, 중간 관리자급은 시리아 내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게 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자 이란군 고위 사령관은 핵 원칙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18일 이란 혁명수비대 핵 안보 담당 사령관 아흐마드 하그탈라브는 "이스라엘이 우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핵시설을 공격한다면 우리의 핵 원칙과 정책 그리고 이전에 발표했던 고려사항을 모두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핵시설을 공격한다면 그들의 핵시설도 첨단 무기로 고스란히 보복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전쟁 휴전이 역내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현재 휴전 논의는 교착 상태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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