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AI 관련주 몸값 너무 올랐다고?…"삼성전자 여전히 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1만전자가 꿈은 아닙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1만원을 제시하는 곳이 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추격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서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팬데믹 발발 후 유동성 장세 때 기록한 역사적 고점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7만89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2022년 기록한 저점(5만1800원) 대비해선 52.32% 반등에 성공했다. 주가가 추가로 약 19% 상승하면 2021년 기록한 역사적 고점(9만6800원)을 넘어서게 된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8만전자 고지에 올라선 후 대외 변수에 주춤하고 있다. 4월 들어 달러당 원화값이 하락해 외국인 투자자 투심이 악화되고, 미국 증시가 주춤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외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긴 호흡으로 볼 때 상승 가도에 올라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 영향으로 실적이 반등함에 따라 주가도 덩달아 장기적으론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최초로 AI 기반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 중인 점도 주목된다. 정보기술(IT) 수요 회복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익성 회복도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액은 303조5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37조154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5.77%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가의 척도로 평가받는 주당순이익(EPS)도 4559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연결 기준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턴어라운드의 신호탄을 쏜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31.25% 폭증한 것으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보다도 많은 수치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삼성전자 실적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HSBC는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률이 전년 대비 각각 18.6%, 538.2%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5년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0.6%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JP모건 등 외국계 IB들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회복에 대해 "확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JP모건은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이 20% 오르면서 DS부문(반도체)의 걸림돌이었던 낸드의 회복 궤도가 확정됐다"며 "우리가 기대하는 다음 주가 상승 촉매제는 D램의 수익성 회복"이라고 밝혔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분기별 수익성은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낸드 가격 상승세 지속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이 상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일제히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1만5000원을 제시했다. 국내·외 증권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HSBC, JP모건, IBK투자증권, KB증권은 11만원을 목표로 삼았다. 그 밖에 10만7000원(유진투자증권), 10만6000원(하나증권), 10만5000원(미래에셋증권), 10만원(대신증권·NH투자증권·유안타증권·신영증권·다올투자증권·현대차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0만원 이상을 정조준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급성장 중인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야만 현재의 주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 AI 모멘텀이 지배하는 시장 상황인 만큼 SK하이닉스가 앞서가는 HBM 시장에서 추격자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HBM은 AI칩 생산에 활용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싼 AI 주식"이라며 "엔비디아 HBM3 대량 양산을 통해 공급이 이미 개시됐고, 공정과 수율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2분기 중 HBM3E 12단 최종 인증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HSBC는 "주요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삼성전자가 좁힐 것으로 믿는다"며 "올해 말부터 HBM 점유율을 높이고,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제조 시장에선 삼성 파운드리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매력도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로 경쟁사인 SK하이닉스(2.1배)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3.1배) 대비 평균 40% 할인돼 거래 중이다. 글로벌 AI 주식 중 연중 상승률도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55.98%로 2021년 초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약 8조4000억원 순매수했다.

[차창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