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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쿠팡 안 써" 빠져나가도 인상 효과 더 크다?…주가 신고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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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켓]와우회원 요금인상 단행한 쿠팡

[편집자주] 미래를 이끄는 테크 기업의 오늘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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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기자.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최근 단행한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 요금 인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어서 회원 이탈 우려가 나오지만, 앞선 인상 사례처럼 쿠팡의 플랫폼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4거래일 연속 이어진 상승세에도 쿠팡 주가에 대한 실망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4거래일 연속 오른 쿠팡… 와우회원 요금인상 효과

1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은 전날보다 0.53% 오른 22.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연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중동 확전 위기와 금리인하 지연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받은 국면에서도 쿠팡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쿠팡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와우회원 요금 인상이다. 인상 소식이 알려진 12일에만 주가가 11.5% 급등했다.

쿠팡은 13일부터 신규 와우회원 요금을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58% 올렸다. 기존 와우회원은 8월부터 인상된 요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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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와우회원 요금인상에 따른 수익 변화. /그래픽=이지혜 기자.



와우회원은 쿠팡의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에 요금 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와우회원은 1400만명이다. 회원 이탈과 유입을 배제하면 이번 요금 인상으로 와우회원 수익이 8383억원에서 1조3255억원으로 4872억원 늘어난다는 추산이 나온다. 4872억원은 와우회원 515만명의 이탈을 감수할 수 있는 금액이기도 하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32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과 영업이익 6174억원(4억7300만달러)을 기록하며, 연간 실적 기준으로 사상 첫 흑자를 냈다. 추가 수익 추정치 4872억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79%에 해당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요금을 7890원으로 인상함에 따라 초기 회비 인상 저항이 예상된다. 월 7890원은 기존 5000원 미만보다 심리적으로 금액 부담이 클 것으로 보여 초기 회원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초기 이탈을 고려하더라도 쿠팡 입장에서는 인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쿠팡보다 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찾지 못하는 한 이탈한 회원이 다시 재가입할 가능성이 높은데, 재가입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도 당장 해지율 36.65% 수준까지는 가격 인상이 실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며 "회비는 비용을 수반하지 않는 매출이라는 점에서 당장 마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중국 알테쉬·네이버 공세, 회원이탈 가능성은?

쿠팡의 전격적인 요금 인상을 두고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선 상황에서 대규모 회원 이탈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쿠팡의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 유치와 사용량 증가를 위한 대대적인 행보에 나섰다. 월 4900원 요금을 유지하면서 신규 가입자 3개월 무료 이용, 당일·일요일 배송, 도착배송 택배비 무료 혜택 등을 단행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로켓배송과 회원할인, 쿠팡플레이 등 쿠팡의 공고한 락인 장치들을 고려하면 요금 인상에 따른 회원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경쟁력은 과거 사례에서 증명된 바 있다. 쿠팡은 2022년 6월 와우회원 요금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는데, 회원 이탈은커녕 사용량 증가세가 이어졌다. 요금 인상 직후인 2022년 3분기에 영업손익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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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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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요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 확산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플랫폼 입법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쿠팡은 주요 규제 타깃 중 하나다. 민주당은 소상공인과 플랫폼 노동자 권익 향상에 초점에 맞춘 플랫폼 시장 규제를 약속했다.

쿠팡은 올 들어 주가가 40%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기존 주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쿠팡이 2021년 3월 상장할 당시 공모가는 35달러로, 이날 종가는 이보다 35% 낮다. 뉴욕시공무원연금과 한인 투자자들은 주가 폭락 손실을 보상하라며 쿠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소송 진행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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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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