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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아이 있는 여성 경력단절 가능성 14%p↑ "육아휴직 1~2년으론 경단문제 해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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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름 기자]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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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있는 여성의 경력단절 위험이 14%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자녀 여성의 경단 확률을 낮출 방안을 만들어야 출산율도 높일 수 있다고 KDI는 제언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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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임신, 출산, 육아를 하면 경력단절될 가능성이 14%p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력단절을 우려한 출산 포기는 전체 출산율 감소의 40%를 차지한다.

KDI 한국개발연구원은 16일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조덕상 연구위원, 한정민)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와 같이 주장했다.

KDI는 "현대사회에서 출산은 남성과 여성이 모두 동의해야 이뤄지고, 어느 한쪽이 거부하면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양질의 보육서비스가 제공되고 남성이 동등하게 육아와 가사를 분담하는 환경이 조성될수록 커리어를 유지하고 싶은 여성이 출산을 거부할 확률이 낮아져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이후 OECD고소득 국가 중심으로 소득수준이 높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성을 관찰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수준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꾸준히 증가해왔음에도 2010년대 이후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다.

이 원인에 대해 KDI는 "유자녀 여성 또는 남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없는 노동시장 환경이 지속되면서, 경력단절을 우려하여 커리어를 유지한 채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라며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비대칭적으로 과도하게 쏠려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OECD자료에 따르면 여성 대비 남성의 가사참여도가 적은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낮았다. 우리나라 남성의 가사참여도는 일본과 튀르키예 다음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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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가사참여가 낮을 수록 출산율도 낮았다.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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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앞서 비슷한 주제로 발표된 기존의 논문을 언급하며 "Dynan et al. (2022)은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여성의 높은 고등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중 가장 큰 축에 속하며, 이러한 격차는 주로 기혼 유자녀 여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Kim and Hahn(2022)은 대한민국 유자녀 여성의 경우 출산 이후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짐에 따라 장기적으로 소득이 66%가량 감소하지만, 유자녀 남성의 경우에는 출산 이후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여성의 경우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경험하지만, 남성의 경우 출산 이후에도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30대 무자녀 여성이 출산을 포기하고 무자녀 상태를 지속하는 선택을 할 경우, 경력단절 확률을 최소 14%p(2023년 기준) 이상 줄일 수 있다. 경력단절에 따른 인적자본 훼손과 경력단절 없이 커리어를 지속함에 따라 기대되는 임금 상승을 감안하면, 14%p 이상의 경력단절 확률 감소는 개인의 평생 소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더불어 출산 이후 자녀의 양육에 수반되는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청년 무자녀 여성이 출산을 포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편익의 상승폭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이 꾸준히 감소해왔음에도 왜 유자녀 어성의 경력단절 확률엔 변화가 없었는가 하는 질문에는 "우리 사회의 남녀 성별 격차의 축소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니라, 자녀 양육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자녀 여성이 남성과 노동시장에서 경쟁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일 수 있다"라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고려하지 않았던 과거의 노동시장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무자녀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하며 성별 격차를 해소하였으나, 유자녀 여성은 노동시장 경쟁압력과 비대칭적인 육아 부담으로 인해 여전히 높은 고용률 격차를 경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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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유무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 격차가 확대되면 출산율도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인다.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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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DI는 2006~2012년에는 합계출산율이 소폭 증가한 것에 대해 이 기간 영유아 교육 보육기관 급증, 주5일 근무제 순차도입, 부동산 가격 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유사하게 유지, 거시경제 총요소생산성과 경제성장률이 비교적 높게 증가한 것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KDI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출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육아기 부모의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재택·단축 근무 제도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의 확대, 남성(부)의 영유아 교육·보육 비중 확대를 통한 여성의 비대칭적 육아부담 경감 등을 통해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추고 여성이 직면한 출산 및 육아 부담을 낮춰 출산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육아휴직과 육아기 단축근무 제도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이후 현재까지 30 · 40대 유자녀 여성의 조건부 경력단절 확률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녀의 출산과 교육·보육은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가 수년 혹은 십수 년에 걸쳐 공백 없이 이뤄야 할 과업이다. 최근까지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는 현재의 단기적인 출산율 정책(몇 달 동안의 출산휴가나 1~3년 동안의 육아휴직 또는 단축근무)만으로는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감소시키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부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동안 이들의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재택 · 단축 근무 등의 제도적 지원을 10년 이상의 장기적 시계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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