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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농촌주민 의료 사각지대 없앤다...시골길 달리는 '왕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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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18일 충북 단양군 매포읍 매포체육관에서 열린 '농촌 왕진버스 발대식'에서 송미령 농식품부장관(왼쪽에서 4번째)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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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최근 국민들이 살고, 일하고, 쉴 수 있는 장밋빛 공간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현장을 살펴보면 여전히 도시에 비해 부족한 게 많다. 특히 주민들의 건강문제를 둘러싼 복지시스템은 더 도드라진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고령화율과 유병률(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교통과 의료 접근성이 낮아 주민들이 필요한 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 병원, 약국, 식당 등 기초 생활시설도 부족하다.

국가 통계를 보면 더 구체적이다. 2022년 국가 전체 고령화율은 17.7%인데 반해 농촌 지역은 25.0%로 높다. 유병률(유병일수)도 농촌은 34.5%(10.8일)로 도시 24.8%(9.3일)를 크게 앞선다. 주민들이 찾는 의료기관 수 역시 △군지역 6097개(80%) △시지역 3만3276개(43.5%) △구지역 3만7045개(48.5%)로 도농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농촌 주민들의 질병예방 및 건강관리,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에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양·한방 진료, 치과·안과 검진, 물리치료 등 필요한 의료서비스와 예방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법률 상담, 농기계 점검 등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농촌 주민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는 18일 오전 충북 단양군 매포읍 매포체육관에서 송미령 장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엄태영 국회의원, 김문근 단양군수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촌 왕진버스 발대식'을 열고 농촌 의료복지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의료서비스가 취약한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60세이상 주민 △농업인 △취약계층에게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32억원(국고 기준)의 예산을 투입해 연간 300여개 마을(6만여명 대상)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지대부속한방병원(의료진 14명), 보건의료통합봉사회(의료진 30명), 열린의사회, (주)아이바이오 등이 함께한 이날 '왕진버스'는 주민 300여명을 대상으로 보건·의료서비스와 함께 법률·세무상담(대한법률구조공단), 농기계·차량 점검(지역농협) 등 서비스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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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충북 단양군 매포읍 매포체육관에서 열린 '농촌 왕진버스 발대식'에 참석한 송미령 농식품부장관이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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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주민들에게 침과 뜸시술은 물론 분야별(소화기내과·신경외과·한의과·한방재활의학과·침구과 등) 진료와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했다. 또 열린의사회는 치과진료(충치치료·레진·틀니조정 등)를, 아이오바이오는 구강관리검사와 예방교육을 제공했다.

농촌 의료복지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왕진버스'는 '농촌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 지난 달 '새로운 농촌(New Ruralism 2024) 패러다임에 따른 농촌소멸 대응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농촌공간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기존 농촌공간을 농업인·청년·혁신가·기업가 등이 모이는 '창의적 공간', 첨단기술을 적용해 농촌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공간', 집적화되고 기능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인구소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139개 농촌지역 시·군별로 3개 내외의 '재생활성화지역'을 설정하고 주거·산업·서비스 기능을 배치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불편없는 농촌생활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등 농촌소멸 위협요인이 있지만 이에 잘 대응해 나간다면 오히려 도시문제, 저출산, 도농균형발전 등 국가적 이슈를 동시에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오늘 출발한 '농촌 왕진버스'가 지역 소멸위기에 놓여있는 농촌을 살리고 주민들의 행복과 복지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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