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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사설] 글로벌 경제 좋아지는데 한국만 제자리라는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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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전망치와 같은 2.3%로 유지했다. 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직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여 3.2%로 내다봤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보다 0.6%포인트 높은 2.7%다. 글로벌 경제는 좋아지는데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할 거라는 얘기다. 대외변수에 취약한 개방경제 체계인 한국은 중동 전운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할수록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달러당 1400원대를 위협하는 환율은 한국의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작금의 한국 경제에서 활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삼중고는 민간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신한은행이 17일 공개한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보면 물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식비가 처음 60만원을 돌파했고, 교통·월세를 포함한 필수 생활비만 139만원에 달한다. 소득은 뒷걸음치고 일자리는 열악해져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원자재값 인상으로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총선 전 눌러놨던 각종 공공요금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가 내수는 계속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기업의 미래 전망도 불투명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조사결과, 한국 100대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년 전보다 18.8% 줄어 71조6491억원이었지만 대만 100대 기업은 36조3947억원에서 86조960억원으로 136.6% 늘며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의 최대 기간산업인 반도체 제조와 수출 전망도 어둡다. 미·중 간 반도체 전쟁 속에 미국이 보조금 등 527억달러를 지원해 2030년까지 첨단 반도체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전략을 짰기 때문이다.

가계·기업의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할 정부는 더 위기 상황이다. 한물간 감세정책을 고집하다 지난해 87조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냈다. 부자감세 효과를 내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폐지하고 정부 곳간을 채워온 각종 부담금 등을 조정해 올해 나라살림도 순탄치 않다. 물가 안정 실패로 총선에서 참패했음에도 대통령 담화를 보면 정책 방향을 바꿀 기미조차 없다. 경제 위기에서 탈출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고물가·고금리 부담을 막을 민생 안전망을 강화하고 수출과 내수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향신문

코스피가 1% 가까이 하락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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