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알리 매출만 2.3조원...테무·쉬인 몸 풀기 끝나면 유통판 흔들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혼자서 지난해 중국 직구 시장의 74%를 독점했다는 것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파괴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아마존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한 테무, 프랑스가 규제 법안까지 만들 정도로 영향력이 커진 쉬인은 올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유통시장 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위기라는 지적이다.

특히 가격 주도권이 C-커머스로 넘어가 가격 인상 등 소비자 피해는 물론 국내 제조업, 중소상공인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알리 中직구 시장 74%...독과점 심각

머니투데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 GMV(총매출액) 추이/그래픽=김다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이상인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한다.

알리의 경우 지난해 총 매출액은 약 2조3000억원(와이즈앱·리테일·굿즈 추산)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중국 직구 규모 3조1000억원 중 74%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미 알리 1개 기업이 중국 직구 시장 점유율의 7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직구 시장의 독과점 상태는 심각하다.

와이즈앱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소비자 결제내역에 표시된 내용을 기준으로 알리의 총매출액을 추산했다. 법인카드, 법인계좌이체, 기업 간 거래, 간편결제로 결제한 금액은 포함하지 않았다. 실제 총매출액은 조사된 2조3000억원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테무의 성장세도 매섭다. 테무의 지난 3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581만 명으로 쿠팡과 알리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이다.

알리의 경우 국내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짓고 직구상품 이외에 한국 상품까지 직접 취급하고 나섰다. 1000억원의 쇼핑지원금을 풀며 '1000원 딸기' '500원 가전' 등을 선보이고 있다.

테무도 국내 공중파 방송의 예능프로그램에 PPL(간접광고)까지 하는 등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무기로 한국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쿠팡과 네이버 양강 체제로 흘러가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직구 시장에 이어 국내 e커머스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C-커머스, 국내 시장 잠식하면...유통 생태계 흔들릴 우려

머니투데이

테무 지난해 총매출액(GMV) 추이/그래픽=김다나


문제는 시장 잠식 이후다. C-커머스가 시장 잠식에 성공하면 가격 주도권을 중국 업체에 빼앗길 수 밖에 없다. 소비자 판매가격을 올리거나 판매수수료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시장 잠식이후 기업들이 취하는 대부분의 패턴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도 왓챠, 웨이브 등 토종 플랫폼을 제치고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석권한 이후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중국발 저가상품에 밀린 국내 중소제조업체도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국내 소상공인들은 상품 수입을 위해 관세와 통관 비용은 물론이고 안전 인증(KC)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지만 알리에서 파는 제품의 상당수는 이러한 규제에서 자유롭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한 토종 업체들이 중국 온라인 플랫폼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잠식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초저가 제품을 앞세운 박리다매 전략에 수익성 제고 전략보다 중국 업체들의 막대한 자금력 퍼붓기 전략에 대응하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 e커머스 업계들도 저마다 C-커머스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쿠팡은 알리, 테무 공습에 맞서 3조원을 투자해 로켓배송이 가능한 시군구를 현재 182곳에서 2027년까지 23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멤버십 구독료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지속가능한 싸움을 위해 구독료를 올리는대신 서비스의 질과 양를 더 강화해 고객을 록인(가두기) 하겠다는 전략이다.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의 상품경쟁력과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가 가진 해외 물류망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