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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국정은 옳다” 연설 뒤, 윤 대통령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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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관한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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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4.17) 아침신문 1면 톱은 모두 전날 △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6곳)입니다. 조선일보만 1면톱을 다른 기사로 채웠습니다. 또 △환율 장중 1400원(6곳) 기록도 모든 신문 1면에 실렸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10주기(2곳) 등이 1면에 있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대통령, “국정방향은 옳다”



② 시선, 클릭!



- 환율, 성장률 빨간등
- 물가 빨간등
- 출산율 낮은 이유
- 60대 취업 늘어나
- 산호초가 죽는다



③ Now and Then : 나는 문제없어(황규영, 1993)



① 차이의 발견



# 대통령의 국무회의



- 총선 참패 이후 처음으로 등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기대없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조차, 어제 국무회의를 보고는 많이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1. Why(왜 저럴까?)



1) 저 연설문은 누가 썼을까?



- 대통령 연설을 볼 때마다, 늘 갖는 의문입니다. 어제 연설문의 형식은 ‘나는 잘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일부 미흡했다. (또는) 국민들이 잘 모른다’는 형식이 주제별로 계속 반복됐습니다. 내용도 실망스럽지만, 형식도 너무나 단순할 뿐 아니라, 대통령의 고집스러움을 오히려 부각시키는 구조였습니다.



- 대통령 연설은 대개 연설비서관(현재는 국정메시지비서관)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은 뒤, 이를 토대로 먼저 초안을 잡고, 이를 대통령이 다시 수정하고, 수석 등 참모들이 함께 논의하는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 대통령 뜻이 제일 중요하니, 연설비서관이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국정메시지비서관을 맡고 있는 최진웅 비서관은 방송 작가를 거친 김무성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2007년과 2012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박근혜 후보 메시지를 담당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연설기록비서관으로 근무한 바 있습니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당으로 돌아와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일하며 황교안 전 대표의 메시지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2) 참모들은 왜 말리지 않았을까?



- 그동안 대통령의 연설문을 보면, 본인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총선 직전 의-정 갈등에 대해 언급한 ‘51분 담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이게 정무적으로 도움이 될까’를 고민해 조절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정무적’이라는 건, 정략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를 한 번 짐작해 보는 겁니다. 그런데 대통령 연설에서는 늘 이 부분이 잘 안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스스로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잘 못한다”며, 이를 우직하고 원칙대로 한다는 식으로 자신의 장점처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대통령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모들은 압니다. 만일 모른다면, 그 자리에 계속 있어선 안 됩니다. 이번 건은 아니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 일부 참모들이 이견을 내비치며 강경·온건파들이 서로 논박을 벌였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립니다. 그러나 어차피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합니다. 그리고 일반기업에서도 윗사람이 화를 자주 내면, 아랫사람은 입을 닫게 됩니다. 총선 참패 이후, 대통령실은 개편한다고 합니다. 당연합니다. 그런데 바뀐다는 사람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온건·합리적인 분들이고, 계속 있는다는 사람은 강경 쪽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간 대통령실에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3) 대통령은 왜 안 바뀔까?



- 나이 들어 사람은 안 바뀝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은 큰 좌절을 겪으면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남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은,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시늉이라도 합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그러지 않습니다. 현재 상황을 ‘실패’로 인정하지 않든가,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굴하지 않는다’이든가 입니다.



- 참고로 대통령은 사시 9수를 했습니다. 서울대 부근 고시촌에서 생활하기도 했고, 나중에는 아버지가 근무하던 연세대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고시 장수생들이 으레 그렇듯 시험 직전에 어떤 문제가 나온다고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후배는 합격하고, 윤 대통령은 떨어진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뭐가 나올지를 알고도 막판에 공부해 정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집안이 유복하고, 한평생 아쉬웠던 적이 없어, 태생적으로 거칠 게 없습니다. 이런 분들은 살아가면서 긴장을 잘 안하게 됩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방송에 나와 아버지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를 이야기하면서, ‘대학 때도 술 먹고 밤늦게 돌아다니다가 아버지께 맞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엄한 교육과 아버지도 원칙을 중요시하는 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9수까지 하는 사람은 잘 없습니다. 당시에는 우선 집안이 경제적으로 뒷받침을 못해줍니다. 두번째로는, 그게 가능하더라도, 본인이 못 견딥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젊어 9수를 한 분입니다. 떨어져도 크게 상처가 안 될 정도로, 멘탈이 강하거나, 웬만한 일엔 무덤덤한 분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지금의 시련은 몇 수 정도로 생각할까요?



2. Next(앞으로 어떻게 될까?)



1) 인선



-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는데, 후임자가 마땅치 않습니다.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 인사는 모두 여론이 좋지 않습니다. 거론된 인사 대부분이 강경 쪽에 가까운 인물들입니다. 비서실장설이 돌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정무수석을 제안했는데, 원 전 장관이 이를 거절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채널 A) 비서실장이야 청문회 과정이 없으니,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여론, 여야 관계를 감안해야 하고, 나아가 총리 인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총리는 국회 인준을 거쳐야 합니다. 장관이야 청문회 거친 뒤, 그냥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지만, 총리는 다릅니다. 거론되는 인물인 주호영 권영세 의원, 이정현 박주선 김한길 전 의원 등인데 여소야대 국회에서 청무회 통과 가능성을 자신할 수 있는 인사가 많지 않습니다. 권영세 의원은 “낭설이라고 본다”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를 탐탁치 않게 생각합니다. 지금의 윤석열 정부에서 총리를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또 청문회 과정은 혹독할 것입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정홍원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으나, 두 번이나 후보들이 낙마하며 유임돼 이후 이듬해 2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한덕수 총리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2) 여당



- 레임덕은 야당이 아닌 여당 때문에 일어납니다. 안철수 윤상현 의원은 ‘대국민담화’ 등 직접적으로 사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익명으로는 더한 말도 합니다. 국무회의 뒤, 일부 언론에 보도된 여당 내 반응입니다.



- “가장 나쁜 사과, (대통령은)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할 만한 용기가 없다고 본다. 패배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다”(한 의원), “의미 없는 말씀, 패배에 대한 절실함을 기대했는데 절실하게 와닿지 않는다. 처절함이 없어 보였다”(수도권 낙선 후보, 이상 경향신문)



- “의정 갈등 담화와 똑같이 알맹이 없는 메시지만 나왔다. 한 대 맞을 것 열 대 맞을 수도 있다”(영남 지역 재선 당선인)



- 이런 말들이 점점 많아지고, 더욱이 실명으로 나오게 될 때에는 이미 늦었을 때입니다.



3) 특검



- 채 상병 특검이 5월2일 본회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고, ‘이태원 특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특검’, ‘양평 고속도로 특검’ 등이 줄줄이 대기중입니다. 당장은 국민의힘이 방파제가 되어주겠지만, 이는 대통령을 생각해서가 아닙니다. 대통령과 국민의힘, 또는 정치인 개인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되는 순간이 올텐데, 그때가 변곡점이 됩니다.





4) 공무원



- 복지부동(엎드릴 伏)이 아니라, 와지부동(누울 臥)이 될 수 있습니다. 장·차관 등 이 정부가 함께 할 이들은 몰라도, 이후에도 계속 공무원 해야할 분들이 무엇을 제일 먼저 생각할까요? 나중에 나한테 책임이 돌아오느냐 않느냐일 것입니다. 이미 중앙부처에는 말단 공무원까지 지시를 받으면 기록하고, 물증을 남긴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이후, 고위공무원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를 받는 모습을 본 학습효과입니다. 이를 공직기강 확립으로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당한 지시, 정권이 아닌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이 해법일 것입니다.



5) 검찰



- 윤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과 다른 점입니다. 대개 임기 말이 되면, 검찰이 칼을 겨눕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바로 그 검찰 출신입니다. 더욱이 검찰 조직 주요 간부들을 모두 ‘친윤’으로 앉혀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언제까지 장담할 수 있을까요? 그 간부들은 또 그 아래 부하직원 눈치 안 볼까요? 검찰도 공무원입니다.



6) 언론



- 보수언론이 언제까지 윤석열 대통령 편일까요? 국무회의를 전하는 보도에서 조선일보가 유일하게 1면톱으로 쓰지 않았고, 또 제목도 비판조인 동아·중앙과도 달리 ‘尹 “낮은 자세로 민심 경청”/비공개 회의서 “국민께 죄송”’ 등 대통령의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하는 쪽으로 달았습니다. 그러나 안쪽 5면 기사 제목을 보면, ‘대국민 담화·회견 대신 국무회의서 입장 밝힌 尹’으로 비판 톤을 나타냈고, 그 아래에는 ‘사과는 국무위원 아닌 국민에게 해야’라는 현장기자 칼럼을 실었습니다. 앞으로 조만간 이런 제목이 조선일보 1면으로 나오게 될 겁니다. 그러면 윤 대통령 주변에는 ‘대통령 지키자’는 극우 유튜버만 남을 수 있습니다.



- 최악의 상황을 그려본 디스토피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기업이나 개인에게도 가장 큰 위기는 위기의 정도가 아니라, 위기를 위기인 줄 모를 때인 것 같습니다.



3. 언론 보도



1) 1면 제목



한겨레 = 민심의 경고에도…윤 대통령 “국정 방향은 옳다”



경향 = “국정 방향 옳았다”는 윤 대통령, 그대로 간다



동아 = 불통-협치-의료 해법 없는 ‘尹 13분 입장문’



한국 = 尹 “국민 체감 변화 부족” 성찰없는 반성문



중앙 = 윤 대통령 ‘그러나·하지만’ 15번 4시간 뒤 “국민 뜻 못살펴 죄송”



조선 = 尹 “낮은 자세로 민심 경청”/비공개 회의서 “국민께 죄송”



2) 사설 제목



한겨레 = ‘국정방향 옳다’는 대통령, 그럼 국민이 바뀌어야 하나



경향 = 변화 의지 없는 윤 대통령, 남은 3년도 국민과 싸울 건가



한국 = 변화 안 보이는 윤 대통령, 협치 바라는 민심 안 들리나



동아 = 尹 대통령, 총선 민의와 정치 현실 제대로 읽고 있나



중앙 = 윤 대통령은 총선 민의를 제대로 깨닫고 있나



조선 = 국민 앞 아니라 비공개 자리서 “죄송” 말했다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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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환율, 성장률 빨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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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빨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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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어제(4.16) 총선 참패 이후 첫 발언인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보니,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1993)입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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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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