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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로 배경 옮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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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시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춘희' 제작진과 출연진. 왼쪽부터 테너 손지훈, 소프라노 이지현, 지휘 여자경, 예술감독 박혜진, 연출 이래이, 소프라노 이혜정, 테너 정호윤.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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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인 '라 트라비아타'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재해석된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이달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리는 '라 트라비아타·춘희'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 겸 예술감독은 공연을 앞두고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동서양 문화의 만남, 20세기 초 혼돈과 열망의 만남이 베르디 음악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고 소개했다.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동백 아가씨'(춘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교계 고급 접대부 비올레타와 귀족 알프레도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을 다룬다. 원작에선 신분 격차와 비올레타의 시한부 폐병이 이들의 사랑을 가로막지만, 서울시오페라단은 일본 강점기 독립군 활동과 자유·사랑에 대한 갈망을 주요 소재로 삼는다.

이 프로덕션에서 비올레타는 기생으로 신분을 위장한 독립군이고, 그와 사랑에 빠지는 알프레도는 일본에서 유학한 지식인이다. 의상은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이 참여했다. 박 단장은 특히 2018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극본 김은숙)에서 영감을 받았다면서 "드라마를 보고 악보를 보니 스토리가 맞더라. 의상 분위기도 드라마를 떠올리면 된다"고 했다. 박 단장은 또 "공연장에서 이 작품을 위한 새로운 향기도 만날 수 있다"며 "후각까지 더한 종합예술 오페라"라고 소개했다.

이래이 연출은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를 평가하진 않는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기보다 이 이야기가 경성을 배경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지금을 살아가는 관객들도 100년의 세월에 거리를 두고 내 주변 인물의 이야기로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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