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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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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망... '치사율 54%', 위험한 이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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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습하려다 뒤따르던 차에 치여
고속도로 2차 사고, 전체 사망의 17%
봄철 졸음운전 탓 사고 우려 더 커져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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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추돌사고를 수습하려 차량에서 내린 40대 여성이 뒤따르던 차에 치여 숨졌다. 고속도로에서 불가피하게 정차한 차량이나 사람을 다치게 하는, 전형적인 '2차 사고' 피해였다. 이런 사고 유형이 전체 고속도로 사망자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0분쯤 서울 강동구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상일IC)에서 40대 여성 A씨가 차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 A씨가 운전하던 SM5 차량을 캐스퍼 차량이 들이박는 1차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를 처리하기 위해 내린 그를 뒤따르던 카니발 차량 운전자가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친 것이다.

사고 직후 A씨는 의식불명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일단 캐스퍼, 카니발 차량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 2차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으며, 조만간 사고 차량 운전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 사례처럼 교통사고 등을 이유로 정차한 차량 혹은 사람을 인지하지 못한 2차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1년부터 3년간 고속도로 2차 사고는 매년 50, 51건 일어났고, 사망자도 연평균 2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고속도로 사망자(477명)의 17%(82명)를 차지한다. 특히 2차 사고 치사율은 일반 사고 평균(8.4%)의 6.5배인 54.3%에 달할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

지난달 17일에도 전남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고속도로 고창 방면 40㎞ 지점 1차로에 멈춰 선 승용차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는데, SUV 운전자가 밖으로 나와 사고를 수습하던 중 달려오던 버스 2대가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연이어 추돌하면서 3명이 숨졌다.

고속도로 2차 사고가 빈번한 건 운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앞선 차량도 이동 중이라고 생각해 정차 사실을 알아채는 데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대부분 차량이 시속 100㎞ 이상의 고속으로 주행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도 바로 제동하기 어려운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고 일교차가 큰 날이 많아 졸음운전까지 늘어난 탓에 2차 사고 우려는 더 커진 상황이다.

도로공사는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비트박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차량을 정차해야 할 경우 ①'비'상등을 켜고→②'트'렁크를 열고→③'밖'으로 대피한 후→④'스'마트폰으로 신고해 사고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운전 도중 졸릴 땐 잠시 쉬었다 운전하는 게 필수"라며 "사고 발생 시 비트박스를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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