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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김준혁 “퇴계 이황은 성관계 지존” 서술…도산서원 “후보 사퇴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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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2022년 2월 출간한 책에서 퇴계 이황 가리켜 “성관계 지존”

도산서원 “명백한 왜곡”…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김 후보 사퇴를 촉구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이었던 2일 조사서 김준혁 49.5% VS 이수정 42.5%

세계일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위해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생 성 상납’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가 이번에는 자신의 저서에서 퇴계 이황을 “성관계 지존”이라고 서술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2월에 출간한 책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2권에서 퇴계 이황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썼다.

이에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는 도산서원은 “명백한 왜곡이다. 퇴계 이황은 학문과 인격·일상생활에서 독실한 실천으로 후세나 현세의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추앙받고 있다. 특히 여성 문제에서도 깨끗했음은 역사적 사실이다. 김 후보의 주장은 퇴계 선생을 근거 없이 모독한 언어폭력”이라고 비판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고향이 퇴계 이황과 같은 이 대표가 이황을 향한 모독을 수수방관하지 않길 바란다. 즉시 황당한 주장을 한 김 후보를 사퇴시키고, 사과 성명을 발표해 거국적 분노를 가라앉혀 달라”고 촉구했다.

안동지역 유림 인사들의 모임인 안동유교선양회도 김 후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안동유교선양회는 “퇴계 이황은 조선 성리학을 완성한 유학자로, 선생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은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며 “나랏일을 하려는 정치인의 자격 미달”이라고 밝혔다.

김형동 국민의힘 안동·예천 후보는 성명을 통해 “김준혁 후보의 퇴계 이황 모독은 안동시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독립운동의 성지인 안동의 정신을 폄훼하는 것”이라면서 “후안무치한 김 후보의 행태에 안동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준혁 후보는 해당 저서에서 “유치원의 뿌리가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지난 8일 국회에서 김 후보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며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

김준혁 후보는 2022년 8월14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서 “전쟁에 임해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다. 미 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했다”고 언급하며 지탄을 받았다.

이화여대는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유튜브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김준혁 후보의 본교 구성원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면서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다. 김 후보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수년 전 유튜브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 및 관련 발언에 있어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하며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썼다. 하지만 지난 4일 이화여대 총동창회, 정치외교학과 동창회 등 700여명은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김 후보의 발언을 규탄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김준혁 후보가 출마한 경기 수원정에서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가 맞붙는데, 두 후보 모두 교수 출신이다.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이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두고 “대파 한 뿌리 가격”이라고 말하며 두 후보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구의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인 지난 2일 여론조사공정은 데일리안의 의뢰를 받아 경기 수원정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김 후보가 49.5%, 이 후보가 42.5%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7%포인트였는데, 양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4.4%포인트) 내였다.

‘반드시 투표하겠다’거나 ‘가능하면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가 50.2%, 이 후보가 42.7%였다.

성별을 기준으로 남성은 김 후보를, 여성은 이 후보를 더 지지했다. 김 후보는 남성에서 54.4%, 여성에서 44.7%의 지지율을 얻었다. 반면 이 후보는 남성에서 38.4%, 여성에서 46.5%의 지지를 기록했다.

연령을 기준으로 봤을 때 김 후보는 20대 이하(45.5%), 40대(69.3%), 50대(54.1%)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 후보는 30대(45.1%)와 60대(66.8%), 70대 이상(59.5%)에서 더 많은 선호를 받았다.

해당 조사는 2일 경기 수원정 선거구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유·무선 ARS 조사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가상 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90%·RDD 유선 ARS 10%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체 응답률은 5.2%이고 최종 응답은 504명이며, 표본은 올해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 가중)로 추출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kpio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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