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끝없이 치솟는 유가, 거세지는 연준 매파…뉴욕증시 급락[월스트리트in]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브렌트유 90달러 돌파에 투심 악화

카시카리 총재“올해 금리인하 필요 없을수도”

국채금리는 저가 매수세에 하락…10년물 4.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그간 증시 하락의 수비수 역할을 했던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는데다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연이어 매파 발언을 쏟아내면서 투심이 급격하게 악화하는 분위기다.

이데일리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브렌트유 90달러 돌파에 투심 악화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3만8596.98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도 1.23% 떨어진 5147.21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1.40% 빠진 1만6049.08에 거래를 마쳤다. 변동성이 컸던 하루 였다. 3대 지수는 장후반 급락세를 보이면서 장중 최고치에서 2%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장초반만 해도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반전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보다 1.30달러(1.45%) 오른 배럴당 90.6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1.16달러(1.36%) 상승한 배럴당 86.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 지난해 10월20일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산유국 담합체인 오펙 플러스(OPEC+)의 감산과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강세,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힘입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가 계속 이처럼 오른다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투자 중개회사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전략가는 “진짜 문제는 유가가 다시 오르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참전한다면 더 넓은 지역적 분쟁으로 번질 확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직접적인 충돌이 발생하면 중동에서 공급되는 석유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데일리

브렌트유 가격 추이 (그래픽=마켓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의 발톱 드러낸 카시카리 “올해 금리 인하 필요없을수도”

이런 상황에서 올해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연준 이사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투심이 더욱 악화됐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링크드인 온라인 이벤트에서 “지난 3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계속 하락한다면 올해 두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는 1~2월 인플레이션 수치와 관해 “약간 우려스럽다”며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하기 전에 물가가 연준의 2% 목표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으려면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시카리는 연준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혀온 인물이지만 최근 몇년간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많이 내비치고 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은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발언은 연준 내에서도 금리인하 회의론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올해 FOMC 투표권이 있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전날 금리 인하가 올해 4분기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라델피아 연준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고 말했고, 리치몬드 연준의 토마스 바킨 총재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시간을 갖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밝혓다. 모두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펼친 것이다.

투자자들은 내일 발표될 고용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2월 비농업일자리가 20만개 늘고, 실업률은 3.8%를 기록할 거승로 보고 있다. 예상보다 고용 상황이 뜨거울 경우 국채금리는 더욱 치솟고,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시기는 점차 늦어질 수 있다.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에 그간 랠리를 펼쳤던 반도체주들이 모두 급락했다. 장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3.44% 급락하며 859.05달러까지 하락했다. AI칩 대항마로 성장하고 있는 AMD는 8.26% 급락했다. 통신칩 제조업체 브로드컴도 3.35%, 미국의 D램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06% 하락했다. 지난해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적자를 보였던 인텔은 1.49% 하락했다. 대만 지진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기업인 TSMC 주가는 이날 1.65% 하락했다.

이데일리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그래픽=CN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채금리 저가 매수세에 하락…10년물 4.3%

국채금리 역시 변동성이 컸다. 글로벌 국채 장기물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한 때 4.381%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연준 이사들의 금리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금리인하 폭을 줄일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4시40분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6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09%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3.2bp 떨어진 4.647%를 기록 중이다.

이는 최근 급등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들어온 것을 보인다. BMO 캐피털 마켓의 베일 하트만과 이안 린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권 투자자들은 3월 고용지표로 인한 매도세가 나올 경우 국채를 매수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달러 역시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26까지 오르며 다시 심리적 마지노선인 105선을 위협하고 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영국 FTSE100지수는 0.48% 상승했고, 독일 DAX지수도 0.19% 올랐다. 반면 프랑스 CAC40지수는 0.02% 빠지며 거의 변동이 없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