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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현장]"이런 주총 보셨나요"…축제 방불케한 HLB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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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기 정기주총 개최…모범적인 주주총회상 제시

소통 강화 나서는 진양곤 회장…주주 격려·성원 이어져

뉴시스

진양곤 HLB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를 선언하는 모습.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김경택 기자 = 주주총회(株主總會), 기업의 주주들이 만나 기업에 대한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관을 말한다. 그러나 주주총회 개회 선언과 함께 폐회까지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주총 현장에 직접 참석하는 주주들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보니 회사 측에서 일사천리로 의안을 처리해 '형식적인 주총'에 그치기 때문이다. 물론,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기업이나 존폐 위기에 놓인 기업일 경우엔 많은 수의 주주들이 참가해 성토를 쏟아내고 한다.

반면 HLB의 정기 주주총회는 시작부터 달랐다. 400여명의 소액주주가 참석한 이번 주총에서는 입장 전부터 주주연대를 중심으로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HLB 주주연대 '주가행' 회원들은 HLB의 신약 개발 성과를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흔들며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회사와 주주 간 소통과 격려, 화합이 이뤄진 진정한 의미의 주주총회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리보세라닙 FDA 승인 기대감…축제 현장 방불케한 주총장


HLB는 29일 오전 세종 BOK아트센터 6층에서 제3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의결했다. 이번 주총은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의 30.52%가 참석해 결의 요건을 충족했다.

주총은 개회 이후 12분 만에 폐회하며 싱겁게 끝났지만, 그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직접 주총 의장으로 나선 가운데 개회를 선언하자 주주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경축, FDA 신약허가 임박', '우리 고니(진양곤 회장) 하고 싶은 거 다 해~~' 등의 플래카드도 주총장 한 켠에서 힘차게 펄럭였다.

진양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주주들의 환호성에 눈물이 나올 것 같다"며 "회사가 어려웠던 당시 주주들의 격려가 있었기에 HLB가 혼자가 아니란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운을 띄웠다.

진 회장은 "특히 HLB를 향한 비난과 공매도 공격에도 우리 주주연대가 회사보다 앞서 대응하고 막아줬다"며 "덕분에 우린 연구 개발과 경영에 매진할 수 있었고, 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 인사는 리보세라닙의 미 FDA(식품의약국) 신약 허가 이후에 다시 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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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HLB 회장.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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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소통 강화하는 진양곤 회장…"주주환원 강력 추진"


HLB는 주총 폐회 이후 참석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설명회는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장진우 HLB 부사장이 각각 진행했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진양곤 회장이 직접 소통에 나서며 2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주주들의 격려와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진양곤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2회 주주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면서 "내가 투자자라고 가정했을 때 회사 의사결정권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할 것 같다는 고민에서 영업점 IR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HLB는 물론, 계열사 대표들에게도 주총 이후 반드시 설명회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의사결정 정점에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경영하는지 주주들이 이해하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LB는 주주 소통 강화와 함께 향후 주식배당 등 주주환원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고 향후 이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진 회장은 "어떤 형태든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내가 될 것"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은 그 어떤 회사보다도 더 강력하게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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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주주연대 '주가행' 회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김경택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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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격려 쏟아진 주주 간담회…"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주주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질의가 쏟아졌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 불거지고 있는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매매, 바이오 기업의 대규모 블록딜과 관련해 진 회장의 향후 지분 매각 계획 질문부터, 코스피 이전상장 시기, 미국 FDA 파이널리뷰(Late Cycle Review) 분위기 등 주주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진 회장은 지분 매각 여부 질의에 "신약 성공 전까지는 어떤 지분도 안 팔겠다 약속했으며 그 약속을 지킬 시기가 이제 두 달 정도 남았다"면서 "만약 신약 허가 이후 주식을 팔게 된다면 시장에서 10분 내 소화될 수 있는 거래량 정도만 매도할 생각으로 이를 통해 주식담보대출 등 채무를 상환하고 계속해서 HLB에서 성과를 만끽할 예정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코스피 이전 시기와 관련해서는 기업가치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때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양곤 회장은 "신약 승인 전이든 후든 한국거래소에 이전상장 신청서를 넣으면 되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이 부분은 주주들의 이익과 결부돼 있는 문제로, 기업가치 상승 효과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때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DA 파이널 리뷰 관련 분위기도 전했다. 당초 진양곤 회장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FDA 파이널 리뷰 관련 공지를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이에 앞서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파이널리뷰 미팅에서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고 밝혔다.

진양곤 회장은 주총에 앞서 결과를 발표한 것은 공매도와 미공개정보 노출 이슈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공매도 세력이 정기주총이 열리는 29일을 타이밍으로 보고 있겠다는 생각에 굳이 기쁜 소식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서 "또 파이널리뷰 미팅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마무리 됐고 이미 보고가 된 시점에 미공개 정보가 노출될 것을 우려했다. 시장에 소문이 돌기 전에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의 격려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주총에 참석하기 전 99%의 신뢰와 1%의 의심이 있었다면 이번 주총 참석을 통해 모자란 1%를 채우게 됐다"며 "리보세라닙의 신약 허가를 위해 애쓰고 계신 HLB 임직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회사 측을 격려했다.

진 회장은 끝으로 "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 이제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주주 가치를 제대로 높이기 위해 가열차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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