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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1억이면 수도권 아파트 한 채 장만? [김경민의 부동산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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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멀스멀 늘어나는갭투자


집값이 하락세를, 전셋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격 격차가 줄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갭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매매가↓ 전셋값↑, 투자 부담 줄어
경기도 화성시 전셋집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최근 갭투자를 고민 중이다.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데 매매가 상승세는 주춤해 매매가와 전셋값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올해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집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데 그 전에 아파트를 매입해야 할 듯 싶다. 때마침 갭이 줄어든 만큼 전세를 끼고 소형 평형 아파트를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경이코노미

사진은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전경(매경DB 이충우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셋값은 치솟으면서 매매가와 전세가격 격차가 줄고 있기 때문. 경기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에듀포레’ 전용 75㎡는 지난해 12월 3억 원에 매매된 후 2억7,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갭이 3,000만 원에 불과하다. 화성 반송동 동탄1신도시 ‘동탄시범다은마을메타역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6억2,000만 원에 매매거래됐다. 이후 5억2,000만원에 전세 임차인을 찾았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1억 원 수준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 1월 이후 3월11일까지 전국에서 아파트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은 경기 화성시였다. 주로 동탄1, 2신도시에서 총 44건의 갭 거래가 이뤄졌다. 충남 천안 서북구와 경기 수원 영통구가 각각 32건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도 갭이 줄어든 단지가 적잖다. 서울 성북구 동선동5가 ‘트라움하임아파트’ 전용 106㎡는 지난해 12월 3억2,500만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는데, 전셋값이 3억2,000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갭이 500만 원까지 낮아졌다.

이사철 맞아 전세 매물 줄어...서울 아파트 전셋값 41주 연속 상승
한동안 잠잠했던 갭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배경은 뭘까.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경기 침체 여파로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한 만큼 매매-전셋값 격차가 줄어 갭투자하기 좋은 여건이 됐다는 얘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월 마지막 주 기준 전주 대비 0.05% 올랐는데,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41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7개월 연속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로 지난해 7월(52.7%) 저점을 찍은 이후 반등해 1.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월(52.92%)에 이어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갭투자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본다.

2017년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중 14%가량을 차지했던 갭투자 비율은 2021년 43%까지 급증했다. 2020년 8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더 크게 오르면서 갭투자가 폭증했고, 2021년 아파트값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향후 금리 인하로 매수 심리가 회복된다면 갭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만큼 갭투자 증가세에는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잖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여전한 데다 연초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 탓에 전셋값이 올랐을 뿐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매가가 꾸준히 올라야 갭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데 전셋값만 오르는 상황에서는 투자심리가 위축돼 갭투자가 계속 인기를 끌기 어렵다”고 전했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전경(매경DB).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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