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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국,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반대'에서 수용 선회…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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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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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전면공격 방침을 '반대'에서 조건적 '수용'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방문중인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25일 백악관, 26일 펜타곤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및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과 회동했다. 이 회동 후 여러 흐름을 종합해 2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지는 미국의 라파 공격 수용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5일(월) 출발 직전에 취소시켰던 미국 파견 대표단의 미국행을 27일(수) 미국으로부터 다시 제안받고 긍정적으로 반응했는데 이는 이런 진단에 어울리는 국면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양국은 곧 구체적인 워싱턴 회동 날짜를 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취소된 첫 대표단의 워싱턴 회동은 이스라엘 방위군(IDF) 라파 총공격의 '당위성과 전략적 승산' 등을 미국측에 설득시키는 것이었다.

곧 있을 실제 회동은 이제 당위성은 제쳐두고 미국의 공격 승인의 최대 조건인 '민간인 피해 최소화'의 구체적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IDF는 가자 전쟁 스무하루 째인 지난 10월27일 북부 경계선을 넘어가는 가자 침입 지상전을 개시해 11월24일 1차 일시휴전 직전까지 북부 가자의 가자 시티에서 하마스 색출 및 소탕 작전을 펼쳤다. 12월1일 다시 전투를 개시하면서 타깃을 중남부의 칸 유니스로 옮겨 남진했으며 올해 1월 중순부터 마지막 밀집지역인 남단 라파 총공격을 공언했다.

이 무렵에 벌써 라파는 가자 전 인구의 반이 넘는 130만 명이 갈곳이 없어 몰려와 피난살이를 하고 있었다. 전쟁 전 거주민은 30만 명 미만이었는데 가자 면적 15%인 50㎢에 전인구의 60% 가까이가 운집해 ㎢당 인구 밀도가 2만5000명을 넘어 세계 최대치에 달한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라파 총공격 방침을 인간 '도살' 계획이라고 맹렬히 비난하고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칸 유니스 때까지만 해도 '확실한 타깃 설정의 정밀 공격'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하는 데 그쳤던 미국도 130만 운집의 라파 공격 계획에 대해서는 칸유니스 때의 조건적 수용 입장도 유보했다.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가자 전쟁관련 사망자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이스라엘의 국제 구호 방해 및 비협조로 가자 북부 등에서 기아 사태가 우려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입에서 전투 일시중지 아닌 휴전이란 말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IDF의 라파 공격 계획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반대'를 함유하는 부정적 색채가 강해졌다.

그러나 25일 가자전쟁 휴전요구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최초로 채택되도록 '방임'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거리를 넓혔던 미국은 결국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 의지를 인정하게 된다. 이는 네타냐후의 쉬지 않는 '라파 돌격!' 고함에 미국이 굴복했다기보다는 방미 중인 갈란트 국방장관의 설득이 주효한 결과로 보인다.

갈란트 장관은 미국의 오스틴 국방장관과 가자 전쟁 후 40차례 넘게 전화 통화를 했다고 WSJ는 전했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네타냐후 총리,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 가디 아젠코트 전 총참모장으로 이뤄진 4인 전쟁내각 멤버이며 네타냐후보다는 온건하다. 그러나 네타냐후보다 훨씬 온건하다는 네타냐후의 라이벌인 간츠 등 모든 전쟁내각 멤버들은 '하마스 분쇄'라는 대원칙에는 어떤 균열도 없다.

갈란트 장관은 라파에 남아있는 하마스의 4개 대대를 분쇄해야 하마스가 다시 가자를 통치하거나 이집트 쪽에서 무기를 밀반입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분쇄를 통해 가자를 재점령하지는 않더라도 안보통제를 다시하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 및 통제를 반대하지만 하마스 아닌 '팔레스타인 주민 민의'의 조직이 전후 가자에 들어서길 바라고 있다.

양측은 전후 가자 플랜에서는 갈리지만 하마스 소탕에서는 일치하는 것이다. 이 일치의 목적을 위해 IDF의 라파 총공세가 용인되었고 그 조건은 민간인 피해 최소화다.

28일 가자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전쟁 173일 동안 3만2552명이 전쟁으로 사망해 하루 평균 189명 씩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지상전 후 라파 총공세를 공언하면서 가자 시티와 칸 유니스 등에서 하마스 색출 마무리 작전을 행한 올 1월 이후에는 하루 평균 사망자가 120명 정도다.

앞서 가자 전쟁 초기 지상전 개시 전 21일 동안 무차별 보복 공습으로 7700명이 사망해 하루 사망자가 367명을 기록했었다.

이스라엘의 IDF가 미국의 용인 아래 라파를 총공격하게 되면 민간인 피해 최소를 위해 '순차적 단계적' 작전을 펼친다하더라도 올 1월 이후의 하루사망자 120명 선이 무너지고 그 2배~3배의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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