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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달러ㆍ엔 환율 34년만 최고에…日정부ㆍ일본은행 10개월 만에 3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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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재무관 "엔저 배경에 투기적 움직임, 모든 수단 배제 안해"

2022년 10월 이후 정부 환율 개입 가능성

아주경제

27일 일본 닛케이지수와 엔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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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환율이 3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일본 재무성과 금융청, 일본은행(BOJ)이 10개월 만에 3자 회의를 열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과 지지통신에 따르면 엔저 장기화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기 위한 3자 회의가 전날 오후 개최됐다.

앞서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 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151.97엔까지 올라 버블 경제 시절이던 1990년 7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개최된 이날 3자 회의에는 재무성의 간다 마사토 재무관, 금융청의 구리타 데루히사 장관, 일본은행 시미즈 세이이치 이사가 참석해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견해를 확인했다.

간다 재무관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엔화 약세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른 것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고 배경에 투기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엔화 약세에 대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율 개입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문자 그대로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엔 매입・달러 매도 환시 개입을 단행했고, 이에 엔화 가치가 상승세로 반전해 달러당 152엔에 근접하던 엔 환율이 2023년 1월에는 127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3자 회의 후 달러당 151.97엔을 찍었던 엔화 가치는 151.20~151.30엔까지 진정됐다. 28일 오전 10시께는 151.46~151.48엔 수준에서 거래됐다.

엔화 약세 장기화는 일본 경제에 이득과 부담을 동시에 가져다주는데, 대기업들은 수출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커지는 반면 중소기업과 개인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대기업의 경우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평균 환율은 달러당 144엔 정도였다. 만일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의 평균 환율이 달러당 150엔이 되면 도요타자동차의 이익은 3000억엔(약 2조 6799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엔화 약세는 최근 4만선 고지를 넘기도 한 도쿄증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의 상승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해제와 물가 상승에 따른 대대적인 임금 인상에도 그 여파가 중소기업까지 미치치 못하거나, 실질임금 상승 등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국내 소비 침체로 이어지게 된다. 일본이 기대하던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하락)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01년 3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완만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공식 인정한 바 있다. 2022년 이후 일본 물가는 상승했으나, 일본 정부는 아직 디플레이션 탈피를 선언하지는 못했다.
아주경제=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imzheeimzh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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