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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엔씨 주총 "임원 보수 과하다", "보상 기준 공개하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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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기 정기 주총…김택진·박병무 사내이사 선임

"김택진 보수 과하다" 임원 보상구조 공개 등 요구

박병무 "M&A로 IP 확보…올해가 글로벌 원년"

뉴시스

[성남=뉴시스] 엔씨소프트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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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최은수 기자 =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장이 주주들의 성토장이 됐다. 김택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의 보수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가족경영 탈피, 주주가치 제고 방안, 실적 하락 대응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엔씨소프트는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7개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엔씨소프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택진 대표이사는 전날 발표한 구글클라우드와 AI(인공지능) 협업을 위한 미국 출장 중으로 인해 주총에 불참했다. 공동대표 후보자인 박병무 기타비상무이사가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라 직무대행으로 주주총회 의장을 맡았다.

첫 안건인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두고 주주들은 날선 질문을 제기했다. 주주들의 지적이 지속되고 분위기가 격양되면서 경영진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김택진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의 보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급여 25억5900만원, 상여 46억6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200만원 등 총 72억46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이는 전년(123억8100만원) 대비 41.4% 줄어든 규모다. 그는 지난 2021년 106억200만원, 2022년 123억8100만원 등 높은 보수를 수령한 바 있다.

주주로 참석한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김택진 대표 보수 약 70억원, 김택헌 부사장은 30억원으로 합치면 100억원”이라며 “김택진 대표가 게임업계 연봉킹 불명예 타이틀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는 “스퀘어닉스나 닌텐도 등 글로벌 회사 CEO는 보수가 3억원~7억원이라 김택진 대표 보수는 과도하다”라며 “보상위원회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라고 했다.

구현범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엔씨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보상 철학을 지속 유지해온 몇 개 안되는 회사”라며 “김택진 대표가 보상에 직접 개입한 적은 없다. 보상위원회가 미리 만들어놓은 공식에 따라 결정이 된다. 김택진 대표 작년 보수는 전년 대비 41.4% 줄었고 3~5년에 걸쳐 지급하는 장기인센티브, 특별 인센티브가 대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보상위원회가 수립한 보상 구조를 구체적으로 공개해달라는 주주들의 요구에 대해 구 COO는 “보상 구조는 타사와 경쟁 차별성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타사 후발주자들이 이를 벤치마킹해 인재를 뺏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세한 구조는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 COO는 "올해 3월 보상위원회에서 책정된 김 대표의 2023년 성과 연동형 보상은 0원으로 이미 책정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주는 “엔씨가 게임별 매출을 작년 재무제표부터 공개하지 않는데 불투명성 자체가 주가 디스카운트 요소”라며 “뒷광고 논란이 제기된 스트리머에게 과하게 프로모션 하느라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게임별 매출 발표를 중단한 것은 다른 상장사들과의 공시 스탠다드를 맞추자는 취지”라며 “유튜버, 스트리머 통해 매출을 유도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에 작년에 해당 비용이 없다. 필수 비용이 아닌 마케팅 비용, 매출 수수료 등 마른 수건을 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이용자협회 간부를 맡고 있다고 밝힌 한 주주는 엔씨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을 난 것을 이유로 지속가능성 의문을 제기했다. 홍 CFO는 “회사가 지속성장이 가능하려면 영업이익이 유지가 되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라며 “신작 출시와 지역 확장 일정이 늘어지면 안되고 성공확률이 높아야 한다. 또 라이브게임 매출이 방어가 되어야 한다. 비용 효율화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기존 리니지 이용자들에 대한 과금 강도를 높이고 이용자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기업 이미지 훼손에도 대응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내정자는 “엔씨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노력 자체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를 해서 결과를 보여드리는 게 낫겠다”라며 “리니지 때문에 회사가 망한다는 말이 있지만 통계 자료를 쭉 보면 리니지를 하루에 150만명을 하기 때문에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리니지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이고, 리니지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 알기 때문에 배틀크러쉬, 프로젝트BSS 등 리니지와 상관없는 게임들이 성공은 감히 말씀을 못 드리지만 사랑받기 위해 노력들을 굉장히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는 주주에 대해 홍 CFO는 “M&A를 할 때 자사주 활용을 하면, 현금은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재무정책이 될 수 있다”라며 “글로벌하게 많은 회사를 보고 있다. 딜이 있긴 한데, 그 가격을 주는 게 주주가치가 워낙 빠져서 고민이 있다. 박병무 대표가 M&A 전문가이기 때문에 주가 훼손되지 않는 조건으로 꼭 좋은 거래를 성사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김택진 대표, 박병무 대표 내정자를 선임됨에 따라 회사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두 이사를 공동대표로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박 내정자는 공동대표로 선임이 되면 ▲글로벌라이제이션 ▲경영효율화 ▲데이터 작업 프로세스 완비 ▲M&A(인수합병)와 투자를 통한 IP 확보 등 4가지 키워드 전략을 이행하겠다는 목표다.

박 내정자는 "엔씨는 변화와 혁신을 이미 시작했다. 모든 임직원은 상호보완하는 원팀으로 결집해 고객에게 새로운 만족을 주는 전략을 창출할 것"이라며 "올해가 엔씨의 글로벌 원년이라고 말씀드린다. 올해 새로운 장르들의 게임이 글로벌에 대거 출시되고, 모든 게임을 글로벌 위주로 출시한다. 이를 위해 김택진 대표가 계속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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