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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내 이마에 총 겨눈 채 성폭행했다”… 하마스 끌려간 이스라엘女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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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끌려갔다가 석방된 이스라엘 변호사 아미트 수사나(40)가 지난 1월 29일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 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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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당했다가 풀려난 이스라엘 여성이 감금 도중 성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간 유엔과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에 잡힌 인질들이 성적 학대에 노출돼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으나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변호사 아미트 수사나(40)와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수사나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했을 당시 인질로 잡혔다. 일부가 무장한 약 10명의 남성에게 붙들려 폭행당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그리고 그해 11월 30일 석방돼 집으로 돌아왔다.

하마스는 수사나의 왼쪽 발목을 사슬로 묶은 채 어린이용 침실에 구금했다. 이후 며칠이 지나자 문밖의 감시원이 “월경 기간이 언제냐”고 묻는 등 성 관련 질문을 반복해 던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방 안으로 들어와 옷을 들어 올리는 등의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수사나는 “10월 18일쯤 월경이 끝났지만 성폭행당하지 않으려고 진행 중인 척했다”고 회상했다.

사건은 10월 24일 발생했다. 자신을 ‘무함마드’라고 소개한 하마스 대원이 수사나를 욕실로 데려가 씻게 했고, 그 사이 자신은 권총을 들고 돌아왔다. 수사나는 “그가 내 이마에 총구를 겨누었다”며 “총구에 떠밀려 침실로 돌아갔고 그는 총을 겨눈 상태로 내게 성적인 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구타와 뜨거운 물을 뿌리는 등의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또 이후 무함마드가 돌연 “내가 정말 나쁘다”며 “이스라엘에는 말하지 말아 달라”는 회유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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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공격으로 파괴된 수사나의 집 내부.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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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된 지 3주가 지난 시점부터는 다른 인질들과 함께 고문을 당했다. 감시원들이 테이프로 코와 입을 막고 발을 묶은 다음, 두 개의 소파 사이에 걸린 막대기에 매달리게 했다고 했다. 인질들을 바닥에 앉힌 뒤 수갑을 채우고 총 개머리판으로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구타와 협박은 민가, 사무실, 지하 터널 등 감금 장소가 바뀌는 와중에도 계속됐다.

수사나는 적십자사에 인계돼 풀려난 직후부터 의료진과 사회복지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상담 문서에는 하마스의 구체적 범행이 명시돼 있지만 NYT는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수사나와의 이번 인터뷰 역시 무려 8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나는 “가자지구에 남은 이스라엘 인질들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유엔은 하마스가 인질 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에 관한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하마스 기습 당시 생존자, 목격자, 석방된 인질, 의료진 등 30여 명을 인터뷰해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그러나 하마스 고위 관리 바셈 나임은 CNN에 “유엔은 목격자에게서 나온 그 어떤 확실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피해자 중 누구도 만난 적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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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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