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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때는 몸값 4000억이었는데... 한화·신세계가 점 찍은 메타버스 기업의 초라한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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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어반베이스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현실에서 꾸민 인테리어 모습. /어반베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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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한화호텔앤드리조트)과 신세계그룹(신세계아이앤씨)의 투자를 받은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벤처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한 데다가 기술 특례 상장에도 실패하면서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28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어반베이스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진행하기 위해 최근 이정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측은 조만간 공고를 올리고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다.

어반베이스는 2014년 설립된 3차원(3D) 공간데이터 전문기업이다. 2차원(2D) 도면을 3D로 자동 변환하는 모델링 기술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영역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이 기술로 국내 아파트의 약 96.5%에 해당하는 9만8000여개의 3D 도면을 구축하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국내 대기업들도 어반베이스에 관심을 보였다. 2020년에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고, 2021년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13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한화는 어반베이스의 기업 가치(밸류에이션)를 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CKD창업투자, 삼성벤처투자, 브리즈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등도 재무적투자자(FI)로 이름을 올렸다. 총 누적 투자금은 2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기업공개(IPO)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하나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했으나,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어반베이스는 2020년 12억원, 2021년 14억원, 2022년 16억원 등 매해 1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적자는 14억원, 24억원, 82억원 등으로 늘었다. 적자가 누적되는 동시에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매각은 구주 매각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주 발행을 통해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고 새 투자자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와 한화 등은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IB업계의 관계자는 “통상 회생 절차에 돌입한 기업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해 새 투자자에게 배정하고, 매매 대금은 회사로 투입해 운영 자금으로 쓰게 된다”며 “인수 대금의 일부는 회생담보권과 회생 채권을 변제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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