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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3조원 투자" 쿠팡 전국민 무료배송…도서산간 '장보기 물가'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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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1만원 상품 주문에 배송·반품비 1만3500원 폭탄” 지적

쿠팡, 무료배송 확대로 도서산간 지역 거주 소비자 부담 낮춰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쿠팡이 2027년까지 전국 인구 100%에게 무료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는 발표한 가운데,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중장기적으로 지방의 고물가를 줄이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 등 전국의 인구감소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산골도 쿠세권이 드디어 생기게 된다”는 기대감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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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한 마을로 '로켓배송' 중인 쿠팡 차량.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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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2027년까지 무료·로켓배송 도서산간 지역 확대…추가 배송비·반품비 부담 줄어들 듯

27일 쿠팡은 이날 2027년까지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해 전국 5000만명 이상에게 무료 로켓배송을 100% 확대하겠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과 광주광역시, 경북 김천 등 전국 8곳에 신규 풀필먼트센터를 새롭게 가동하면서 앞으로 3년 이내에 사실상 전국 곳곳에 로켓배송이 100% 가능한 쿠세권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이 2027년까지 현재 182개 시군구에서 약 230여개 시군구(전체 260곳)로 로켓배송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인구로는 5000만명이 넘는 수준이다. 대부분 전라도·경상도·충청도·강원도 일대의 소규모 시군구들로, 경북 봉화와 전남 영광·화순, 경남 의성, 강원 철원 등 행정안전부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한 곳들이다.

대부분 지역들은 주요 대형마트가 없고, 각 지역에서도 외진 지역들은 온라인 쇼핑 배송기간이 길고 배송·반품비가 많이 든다. 생활필수품이나 식료품,가전 등 여러 제품을 최저가에 살 수 있는 오프라인 대형매장도 부족하다. 하지만 쿠팡이 쿠세권을 도서산간 지역으로 크게 확대하면서 무료 배송과 반품이 무제한 가능한 와우 멤버십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지방의 도서산간 거주자들은 기본 배송비에 추가 배송비와 반품비를 지불해왔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택배회사들은 전남 영광군(낙월면)과 보성(벌교읍), 고흥군(도양읍 등), 경남 통영,전남 여수(경호동, 등) 같은 여러 도서산간 지역에 4000~8000원의 추가 배송비를 내고 있다.

반품도 기본 반품비(3000원)에 추가 배송비가 붙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도서산간지역에 사는 소비자가 1만원짜리 장난감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 기본 배송비(2500원)에 추가배송비(4000원) 등 6500원을 부담하게 된다. 여기에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할 경우 7000원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1만원짜리 상품의 배송과 반품비가 제품 가격보다 35% 많은 것이다.

제주도의 배송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제주권역 평균 추가 배송비는 주문 1건당 2160원으로, 2021년 2091원으로 69원 상승했다. 제주도민 1인당 연 10만8000원의 추가 배송비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70만명)로 계산하면 약 760억원을 지출한 셈이다.

◇서울 못지 않은 높은 지방 물가부담 낮아지나…제주도·우도·강원 삼척 등은 ‘무료 로켓배송’ 확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쿠팡의 로켓배송이 ‘장보기 물가’를 줄여왔다는 평가가 확산돼 왔다.

특히 2020년부터 시작한 제주도와 우도에서의 로켓배송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 추자도·우도 역시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추가 배송비가 4000원~7000원에 이르고 배송기간도 1주일 가량 소요되는 경우가 많지만,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해 ‘무제한 무료’로 제품을 받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우모씨는 “일반 쇼핑몰에서 구입하면 추가배송비로 5000원가량을 더 내야 하고, 배송도 3~4일 소요된다”며 “제주도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구 사이에선 쿠팡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또 부피가 큰 상품은 배송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쿠팡에서는 무료배송이 가능하다. 가구나 가전 등 무거운 제품의 도서산간 배송비만 1만5000원~5만원에 이르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해 쿠팡 배송의 경우 비용 부담이 줄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순 로켓배송이 출범한 도서산간 지역인 강원 삼척 도계읍 등에서도 로켓배송 주문이 급증하는 추세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쿠세권 확대 효과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물가를 줄이는 효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지방의 물가가 수도권에 비해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과 반대로 최근엔 물가 상승 수준이 서울과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서울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1%였는데, 전라남도(3.5%), 경상북도(3.1%), 강원도(3.1%), 광주광역시(3.4%), 부산(3.5%)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는 서울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 산간 지역에도 무료 로켓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유통 비용을 절감하는 쿠팡의 독특한 물류시스템에 있다. 쿠팡의 물류시스템은 제조사→쿠팡 물류센터→배송캠프→고객으로 배송하는 4단계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일반 이커머스 오픈마켓은 제조사→중간유통사→판매자→택배 집하장→택배 터미널→택배 집하장→고객 등 복잡한 7단계를 거치게 된다.

택배사가 화물 터미널이나 지역 대리점을 거치고 최종 목적지로 출발해 도서산간 지역도 배송이 2~3일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지만, 쿠팡은 지방 물류센터 거점을 늘리고 소비자 거주지 주변에 직배송이 가능한 배송캠프를 촘촘히 확대하면서 도서산간 지역도 무료 익일과 당일 배송을 받는 생활권 구축이 가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도서산간 지역에서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장을 보고 싶은 소비자들이 인근 도시의 매장을 방문하면서 적지 않은 유류비나 이동시간이 발생하는 만큼 쿠팡의 도서산간 쿠세권 확대는 점진적으로 지방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방파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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