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박항서 발끝에도 못 미쳤다”...대패에 격분한 베트남, 결국 감독 해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인도네시아에 0-3 대패 직후 발표
“트루시에, 팬들 기대 못미쳤다 사과”
2002 한일월드컵때 日대표팀 지휘
베트남인 “박항세오 감독 그리워”


매일경제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오른쪽 둘째)이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이끌고 한국에게 패배한 직후 손흥민 선수(오른쪽)에게 인사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베트남이 자국 대표팀 감독이자 일본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필립 트루시에 감독을 결국 해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3-0으로 대패한 직후다.

26일 베트남축구연맹(VFF)은 필립 트루시에 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트남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3-0으로 패배했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을 끝으로 트루시에 감독과 계약이 종료된다. 트루시에 감독은 자신이 베트남 팬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트루시에 감독의 높은 책임감과 대단한 전문성은 인정을 하고 그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1998년 하반기 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때까지 일본대표팀을 맡았던 트루시에 감독은 지난해 2월 박항서 감독의 뒤를 이어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에 취임했다. 베트남 U-23 대표팀 감독도 겸임했다.

매일경제

필립 트루시에 감독.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 출신으로 취임 당시 2002년 한일 월드컵때 일본의 역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뤄낸 감독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동남아시아대회에서 3위에 그치며 3연패에 실패한데 이어, 올해 1~2월 아시안컵에서도 조별리그 3전 전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이번 아시아 예선에서도 1승 3패에 머무르다 마지막 상대이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라이벌 인도네시아에게 또 다시 대패, 결국 해임이 결정됐다.

베트남은 이번 아시아 예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일본과 만나 패배했지만, 당시 일본 대표팀의 기대주 쿠보 다케후사가 베트남 대표팀을 칭찬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경기 직후 쿠보는 “(베트남 대표팀이)어떤 연습을 하고 있는지 보고 싶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 아시아 최고수준의 볼 점유 능력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해 베트남인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연패하면서 베트남 국민들과 축구연맹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이날 인도네시아에 전반 9분 만에 실점 했고 이어 전반 23분 또 다시 실점해 0-2로 끌려갔다. 만회골을 노렸지만 실패했고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 까지 내주면서 수모를 당했다.

매일경제

26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3-0으로 베트남팀을 누른 인도네시아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항서 감독 재임 당시 베트남 축구팀은 역사적 기록을 연이어 남겼다. U22 팀은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에서 2019년과 2021년 두차례에 걸쳐 우승컵을 따냈고, 2018년 AFF 스즈키컵에서는 국가대표팀이 10년만에 우승컵을 되찾아 왔다.

2018년 11월29일 이후 피파랭킹 100위권내 진입했던 베트남은 2월 14일까지 1905일 연속 100위권을 유지했다. 동남아에서는 2017년 12월21일 이후 2248일간 1위 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15일 발표한 ‘2024년 2월 피파랭킹’에서 베트남의 랭킹포인트는 이전대비 41포인트 하락해 1194.58 기록, 105위로 밀려났다. 이후에 이어진 저조한 성적으로 3월 이후 베트남의 피파랭킹은 더 뒤로 밀려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 감독이 그립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박 감독이 쌓은 금자탑을 무너뜨렸다고 평가받는 트루시에 감독 후임자에 귀추가 주목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