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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캐나다 텅텅 빈 푸드 뱅크…'곳간에서 인심 안 난다'[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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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뱅크, 식량불안 근본 해결 힘들어

식량 공급 시스템 전반적인 개선 필요

뉴스1

2023년 4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한 푸드뱅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만드는 모습. 2023.4.18.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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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의 식량 불안 문제는 푸드 뱅크를 중심으로 촉발되었다. 지난달 퀘벡 주 몬트리올의 파크 익스텐션 (Parc-Extension) 지역의 푸드 뱅크 앞에서 발생한 군중 혼잡은 그 한계를 드러냈다. 수백 명의 군중이 음식을 기다리고, 일부는 밀치며 우선순위를 높이는 등의 혼돈이 벌어졌다.

푸드 뱅크는 기아와 식량 부족에 직면한 이웃들에게 필요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여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식품 산업, 식품 기업, 농업 등과 함께 식량 안보를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캐나다 푸드 뱅크는 식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푸드 뱅크가 식량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 주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푸드 뱅크를 찾는 이유는 결국 존엄성을 유지하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푸드 뱅크가 지속적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요구이고, 사회적 안전망의 일부로서 필수적이지만, 단독으로는 식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파크 익스텐션 지역의 푸드 뱅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기관은 신규 회원 가입을 일시 중단하고, 정부로부터 3천만 달러(약 33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완화책에 불과하며, 식량 불안 문제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인 다양한 요인들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푸드 뱅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식량 배급량의 증가와 신규 회원 등록의 중단에 대한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퀴진 에 비 콜렉티브 생로크'의 이사인 그로리아 페르난데스는 "푸드 뱅크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반창고' 해결책으로 식량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이 소득 부족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2023년 발표된 푸드 뱅크 퀘벡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요청의 평균량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매달 기부되는 음식 바구니 수도 4년 만에 2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푸드 뱅크의 71%에서는 여전히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 식량 안전 기구(Food Secure Canada)의 전무이사인 웨이드 토르하우그(Wade Thorhaug)는 "푸드 뱅크는 지역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는 시스템에 갇혀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캐나다 정부는 푸드 뱅크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식량 불안 문제에 대한 더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발레리 타라석(Valerie Tarasuk)은 "푸드 뱅크에 투자한 자금이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아렐(Arrell) 식품 연구소 소장인 에반 프레이저(Evan Fraser)는 "우리는 식량이 충분하지만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며 구조적인 문제를 강조했다.

따라서 정부와 사회가 협력하여 식량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소득 불평등,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의 강화 등의 다양한 정책적, 경제적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식량 불안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식량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식량 불안 문제가 캐나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개별 국가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푸드 뱅크나 단일한 시스템의 도입만으로는 식량 불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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