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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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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방사포 공중폭발 시험” 점점 노골화되는 서울 핵 사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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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가 18일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고 한 군사행동 관련,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초대형방사포 일제 사격훈련 및 공중폭발 모의시험이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요화력타격임무를 맡고 있는 서부지구 포병부대 일제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1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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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초대형 방사포를 장비하고 중요 화력 타격 임무를 맡고있는 서부지구의 포병부대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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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에 따르면 서부지구 포병부대는 “새 세대 핵심 타격수단의 하나인 초대형방사포를 장비하고 중요화력타격임무를 맡고 있는” 부대로, 전날 “600㎜ 방사포병구분대들의 불의적인 기동과 일제 사격을 통해 무기체계의 위력과 실전능력을 확증하며 방사포병들의 전투사기를 증진시키고 동원태세를 검열하는 목적”으로 훈련을 진행됐다.

통신은 초대형방사포 부대가 “처음으로 되는 중대 단위 일제 사격모습을 시위”하게 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진지를 돌아보며 자동 화력 지휘 조종 체계를 파악하고, 발사대차들의 전투 전개 시간, 전술적 제원을 알아보고 포병들의 화력 복무 동작을 살펴봤다. 김 위원장이 감시소로 이동한 뒤 사격구령에 맞춰 초대형방사포병 중대 전투원들이 포문을 열고 방사탄을 발사했다. 김 위원장은 “높은 기동력과 정확하고 강한 타격력”을 확인하고 “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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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지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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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초대형방사포 6발이 일제히 발사돼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으로 보이는 타깃을 명중시키는 사진도 게재했다.

특히 ‘첫 중대 일제 사격’ 후에는 ‘공중폭발 모의시험’도 진행됐다.

통신은 “초대형방사포탄에 의한 목표상공 설정고도에서의 공중폭발모의시험도 진행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초대형방사포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그간 드러내왔다. 남한 전체를 사정권에 두는 무기에 핵탄두를 실으려 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남위협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돼왔다. 이번 훈련은 초대형방사포로 목표지점을 타격해 화약폭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향후 핵탄두를 탑재하고 기폭장치를 통해 원하는 공중지점에서 핵을 폭발시킬 수 있도록 핵무기화했을 때를 대비한 연습까지 했다는 의미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억제력으로 해 무력충돌과 전쟁 가능성 자체를 완전 제거하고 우리 국가의 평화와 안정, 주권을 굳건히 사수할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새로 장비된 초대형방사포가 전쟁준비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600㎜초대형방사포들이 우리 무력의 핵심중추 타격수단으로서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를 중핵으로 하여 포병무력의 현대화를 계속 힘있게 다그쳐나가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적들에게 무력충돌이 일어나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재앙적인 후과를 피할길 없다는 인식을 더 굳혀놓을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 우리는 우리 군대가 보유한 파괴적인 공격수단들이 상시 적의 수도와 군사력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는 완비된 태세로써 전쟁가능성을 차단하고 억제하는 자기의 사명수행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초대형방사포병의 중대 수를 계속 늘려야 한다고도 했다. 또 “적을 주저없이 전멸시킬 기본 전투원”이자 “전쟁의 주력”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초대형방사포병들이 “인민군대의 제1병종”으로 강화발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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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서부지구 포병부대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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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 당국은 전날 훈련에서 6발이 아닌 그 이상이 발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여섯발이 돼 있는데 그것보다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초대형방사포 관련, 우리 군은 사실상 단거리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있다. 방사포는 원래 유도기능이 없지만 북한은 방사포에 유도기능을 넣어 개량해오면서 탄도미사일화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중폭발 모의시험 언급은, 북한이 공식화한 것은 아니나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북한 도발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 들어 김 위원장의 군사 분야 현지지도에서 남측을 겨냥한 ‘실전’ 능력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 지난 6일 서부지구 주요 작전훈련 기지를 방문했을 때 직접 소총을 들어 사격자세를 취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다음날 대연합부대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며 수도권 공격을 연상시켰고, 13일엔 탱크부대 훈련을 참관하면서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한 부대를 치하했다. 15일엔 항공부대 참관, 18일 초대형방사포 공중폭발 모의시험으로 이어지는 훈련 지도에 대해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북한이 단계적으로 훈련 수위를 높여온 것으로 분석 중으로 전해졌다.

전문가 중엔 북한이 4월이면 벌어지는 한·미연합훈련에 맞서 북한 당국 차원으로도 연간 훈련 계획을 마련해 ‘맞불’ 훈련 연습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월 6일부터 수위를 높여온 훈련지도에 대해 “연간 군사훈련계획으로서,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유사시 적용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의 검증 훈련을 마련해 실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보도된 초대형방사포 6발 발사 및 공중폭발시험에 대해서는 다른 의미로 평가했다. 양 교수는 “이와 별개로 정치적 의미가 강하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정치일정에 따라 자제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한에 맞춘 시위성 도발”로 해석했다. 또 “방사포가 북·러 군사협력의 주요 무기라는 점에서 대러 수출시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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