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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메기 된 카뱅]④카카오·한투 '브레인 결합'에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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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구성, 최대주주 변화에도

카카오·한투 출신 대다수

"양사 시너지, 카뱅 성장 촉진"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 업계 1위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들이 있다. 바로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 임원들이다. 각 분야 요직에 배치돼 카카오의 IT 기술력과 한투의 금융서비스 운영 능력을 카카오뱅크에 이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지배구조가 바뀌었음에도 양사의 영향력은 여전하며, 카뱅은 지속적으로 양사와의 제휴를 통해 더 성장하고 있다.

20일 카카오뱅크 C레벨(분야별 최고 책임자) 구성을 살펴보면 총 18명 중 다음·카카오 출신이 4명(윤호영 대표·신재홍 최고기술책임자·고정희 최고전략책임자·안현철 최고연구개발책임자)이다. 한투 출신은 김광옥 부대표를 비롯해 이형주 최고비즈니스책임자·민경표 정보보호최고책임자·신희철 경영지원그룹장·이철 재무총괄책임자 등 5명이다. 카카오뱅크 내부 출신(엄준식 최고인사책임자·노승진 신뢰기술실장·송호근 신사업실장·윤정백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정진석 엔지니어링기술실장)은 5명이다. SC제일은행 출신은 이지운 위험관리책임자·허재영 고객서비스실장·김석 최고운영책임자 등 3명이다.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C레벨 출신 비중을 보면 다음·카카오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한투가 3명, SC제일은행과 기타 출신이 각각 1명이었다. 현재와 비교하면 한투 출신이 2명 늘었으며 카카오뱅크 내부 승진 C레벨도 5명 늘었다. SC제일은행이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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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한투가 카카오뱅크 C레벨 구성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는 지분 구조에 숨어 있다. 카카오뱅크 설립에 한투가 결정적인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을 분리하는 규제) 때문에 카카오 는 은행을 설립할 수 없었다. 이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 55.56%를 보유하며 설립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이후 은산분리 규제가 풀리면서 한투가 카카오에 지분을 조금씩 넘겨주는 흐름이 이어졌다. 2019년 11월 카카오가 지분율 34%를 확보하며 카카오뱅크 최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6월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주식의 27.17%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카뱅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투증권이 같은 비율로 주식을 가지고 있지만, 소유 주식 수(1억2953만3724주)에서 카카오(1억2953만3725주)가 1주 앞선다.

지분 구조가 바뀌었음에도 카카오와 한투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우선 대표와 부대표가 각각 카카오와 한투 출신이다. 윤호영 대표는 다음 경영지원부문장을 시작으로 카카오 모바일뱅크 TF장을 거쳐 출범 이후부터 줄곧 대표직을 맡고 있다. 김광옥 부대표는 2020년 6월 카카오뱅크로 영입됐다. 그는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담당을 거쳐 한국투자금융지주 준법감시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를 지낸 ‘한투맨’이다.

올해 조직 개편 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카카오뱅크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14개 ‘실’을 통합해 관리하는 상위조직인 ‘그룹’을 신설했다. 경영지원그룹, 경영전략그룹, 기술그룹, 캠프그룹 등 4개 그룹이 만들어졌다. 대표 직속 조직으로 신사업실과 AI실도 생겼다. 각 그룹장의 출신을 보면 한투가 2명(이형주 경영전략그룹장·신희철 경영지원그룹장)으로 가장 많다. 다음·카카오와 SC제일은행이 각각 1명(신재홍 기술그룹장·김석 캠프그룹장)이다. 대표 직속 조직 실장은 송호근 신사업실장과 안현철 AI실장으로 각각 카카오뱅크 내부와 다음·카카오 출신이다.

임원 구성을 통해 카카오뱅크에 녹아든 카카오·한투 ‘DNA’는 제휴를 통해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뱅은 최대주주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활용한 서비스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모임통장의 ‘모임원 초대 기능’, 카카오톡 선물하기 결제 수단에 카카오뱅크 계좌 연결, 카카오페이지·웹툰 등과 제휴한 26주 적금 출시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투자증권과는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 주식 투자 서비스, 한투증권이 발행한 어음과 장외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약속한 수익 받기’ 등을 통해 제휴하고 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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