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7 (금)

[헤럴드비즈] 인도네시아에서는 금융 앞에도 ‘K’가 붙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올해 우리나라 4대 금융지주사가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거둔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증권사 M사의 인도네시아 법인이 2021년부터 현지 증권사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인터넷은행 K사가 인터넷은행 최초로 인도네시아로 사업 영토를 확장했다. 이제는 금융업도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시대이며, 그 중심에는 인도네시아가 있다. 우리 금융업계는 왜 인도네시아에 주목하고 있는가. 인도네시아가 우리 금융기업들이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아세안 금융시장의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230만명의 신규 노동자가 노동시장에 유입되고, 중위 연령이 27세, 15~64세인 생산가능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70%인 매우 젊은 국가다. 2019년 110만명에 불과하던 인도네시아 주식투자 인구는 2022년에 440만명으로 3년 사이 4배 가까이 증가했고, 인구의 54%가 1980~90년대생으로 저축과 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고, 디지털금융에 익숙하다.

반면, 전체 인구에서 은행 계좌 보유율은 50.4%에 불과하다. 중산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신규 고객으로 유치해야 할 잠재고객이 넘쳐난다. 작년 인도네시아의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4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거대 내수시장 공략, 자원 확보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대규모 자본 집약적 투자 진출이 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기업금융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어떤 진출전략을 통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을까. 첫번째 전략은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이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54%인 1억4000만명이 MZ세대다.

이들은 번거로운 오프라인 금융서비스보다 시공간 제약이 적은 쉽고 간소화된 디지털금융을 선호한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많은 도서 지역 등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자 간편결제 등 핀테크가 일찍부터 널리 도입됐다. 이러한 환경에 맞춰 우리 금융기업들은 간편 이체, 비대면 실명확인 기능, 공과금 납부 등 현지 수요가 높은 편리기능을 탑재한 원스톱 디지털 금융서비스 앱 등을 출시하여 빠른 디지털금융 전환을 이뤄냈고, 성공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

두번째 전략은 적극적인 ‘현지화’다. 인도네시아인들의 금융시장에 대한 문해도는 49.7%로, 다수의 사람들이 줄글로 된 금융보고서나 투자상품서를 읽기 어려워한다.

우리 진출 금융사들은 동영상이나 만화 등을 통해 정보전달을 하여 누구나 쉽게 서비스 이용을 할 수 있게 했다. 현지 느린 인터넷 환경을 고려해 불필요한 부가 기능을 없앤 라이트 버전의 금융 애플리케이션 도입도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나아가, 유능한 현지 직원들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교육을 통해 관리자급 인재로 육성하여 전 직원이 열심히 근무할 동기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거리를 걸어 다니면 어디서든 쉽게 익숙한 우리 금융사들의 이름과 로고를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제 상품뿐만 아니라 금융 앞에도 ‘K’가 붙는 시대가 왔다. 여전히 개척할 금융시장 분야가 많은 인도네시아에서 더 많은 우리 기업들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고창현 코트라 수라바야 무역관 과장

zzz@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