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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아내·장모·처제 향해 총기난사…태국 '피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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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방콕포스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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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피로연에 참석한 신랑이 총기를 난사해 신부 등 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7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1시25분쯤 북동부 나콘라차시마주 왕남키에오 한 주택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전통 혼례를 치른 뒤 집에서 밤늦게까지 피로연을 가지던 신랑 차뚜롱 숙숙(29)은 갑자기 차량에서 권총을 꺼내오더니 15세 연상 신부 칸차나 판춘뚜엑(44)과 장모(62), 처제(38)를 살해했다.

하객 중에서는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신랑은 범행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신랑과 신부는 3년간 동거하다가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이후 결혼식을 마친 신랑은 술을 마시다 신부와 말다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객들은 피로연 때 신랑의 얼굴이 어두웠다며 그가 신부에게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전직 해병대원이었던 신랑은 과거 열차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장애인 게임에서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현지 경찰은 현장에서 9mm 탄약 11발을 회수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허가만 받으면 총기를 보유할 수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총기 소지 비율이 높아 관련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농부아람푸주 한 마을 어린이집에서 30대 전직 경찰이 낮잠 자고 있던 아이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교사와 어린이 24명 등 최소 38명이 숨졌다. 지난달에는 방콕 시암 파라곤 쇼핑몰에서 14세 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이 사망했다.

지난 11일에는 방콕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총격을 가해 대학생 1명과 40대 교사가 목숨을 잃었다. 9일 뒤인 지난 20일에도 오토바이 괴한의 총격으로 16세 학생이 거리에서 숨졌다.

태국 정부는 총기 면허 발급과 휴대 등에 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하고, 총기와 탄약 등록을 의무화하는 총기법 초안을 승인했다. 허가받으려면 정신적 이상이 없고, 사회에 해로운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문서를 받아 제출해야 한다. 마약을 복용하거나 정신적 문제가 발견되면 허가가 취소된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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