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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안젤리나 졸리의 유방 절제, 성급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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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유방암' 위세 약해져

조기 검진-치료술 발달 영향

英 사망률, 최근 20년새 3분의1 토막

유방암은 여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2013년 세계적 스타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가족력 때문에 유방 절제술을 했다고 밝힐 정도다. 하지만 최근 조기 검진ㆍ치료술 발달로 사망률이 낮아지면서 위세가 꺾이는 형국이다.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고 가슴 성형술도 발달해 부작용도 최소화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이같은 현실을 잘 알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방암 환자 사망률이 20년새 3분의1로 줄었다. 우리나라는 영국보다 치명률이 더 낮긴 하지만 최근 식생활ㆍ습관 등이 서구화되면서 유방암 발병률이 급증 추세여서 참고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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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이미지출처=안젤리나 졸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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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지난 23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같은 연구 논문을 실었다. 최근 20년새 50만명이 넘는 유방암 환자들을 추적한 결과 사망률이 약 15%에서 5%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영국 국립 암 등록 및 분석 서비스의 데이터를 활용해 1993년부터 2015년 사이에 유방암에 걸린 여성 환자 51만2447명을 대상으로 2020년 12월까지 검진 후 5년내 사망률을 추적 조사했다. 유방암은 확진 후 5년간 사망률이 높고 그 이후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유방암 확진자들의 사망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93~1999년에 유방암에 걸린 여성들의 경우 5년 내 사망률이 14.4%에 달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감소했다. 2010~2015년새 유방암 확진자들의 사망률은 4.9%에 불과했다. 연령ㆍ조기 검진 여부도 변수는 아니었다. 조사 대상 여성들의 전 연령대에서 사망률이 줄어들었으며,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을 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이같은 사망률 대폭 감소의 원인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영국에선 1990년대 이후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됐고, 정기적 사전 검진 서비스의 제공이 확대됐다. 또 수술적ㆍ화학적 치료 방법과 성형수술 등의 기법이 발달했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돼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졌다.

연구팀은 요즘의 유방암 환자들의 치명률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방암 여성 환자들의 예후가 1990년대 이후 상당히 개선돼 대부분의 환자들이 장기적인 암 생존자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소수의 위험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유방암이 급증하는 추세다. 2016년 이후 여성 주요 암 중 1위를 계속 차지하고 있다. 2010~2020년새 112.1%나 급증했다. 원인으로는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지고(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력이나 수유력이 없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꼽힌다. 고연령 출산, 음주 등도 유방암 유발 요인이다. 다만 생존율은 높다. 2019년 기준 유방암 5년 상대 생존율은 다른 장기에 전이되지 않았을 때는 98%, 전이됐을 때는 9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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