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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마이스토리 22화. 낮에는 군인, 밤에는 댄서…프랑스 입양동포의 '냉정과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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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베르데 / 프랑스 입양동포 : 저는 토마 베르데입니다. 한인 입양인입니다. 생후 21개월 무렵인 1975년 프랑스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해군 장교이기도 하고 춤을 가르치는 댄서이기도 합니다.]

낮에는 군인, 밤에는 댄서 프랑스 입양동포의 '냉정과 열정 사이'

[토마 베르데 / 프랑스 입양동포 : 28년 전부터 프랑스 해군에서 장교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군대에 들어간 건 나를 품어준 나라에 내가 받은 걸 돌려주겠다는 저만의 약속이었어요. 그렇게 낮에는 장교로 일하고 저녁에는 댄스 수업을 하며 시합에 나가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춤은 우연한 기회로 시작했습니다. 해군사관학교 재학 당시 무도회에서 커플을 이뤄 춤을 췄는데 그 이후로 스텝을 제대로 배우고 싶었죠. 차근차근 배워 댄스스포츠대회까지 참가하게 됐습니다.]

프랑스 가족과도, 모국인 한국과도 멀기만 했던 '마음의 거리'

[토마 베르데 / 프랑스 입양동포 : 부모님과의 관계는 괜찮았지만, 깊은 유대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스스로 자라게 두는 자유로운 교육 방식을 택하신 것 같아요. 저는 좀 더 가까운 관계를 원했고요. 지금까지 결혼을 안 했고 아이들도 없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한국은 제가 20살이던 1993년에 한 번 방문했어요. 여행 준비를 따로 하지 않아서 언어를 전혀 몰랐죠.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없어서인지 집에 돌아왔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 친가족을 찾아야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그런 기대나 상상을 딱히 안 했던 것 같아요.]

어디에도 두지 못한 마음…

그런 나를 보듬어준 건 한국인 DNA 담긴 '춤'

[토마 베르데 / 프랑스 입양동포 : 최근에 재능 많은 한국 케이팝 스타들을 알게 됐는데, 어쩌면 제가 한국인 피를 물려받았을지 모르죠. 저는 몇 시간이고 춤 연습하는 것이 좋거든요. 춤추면서 자유로움을 느껴요. 춤은 입양의 아픔도 보듬어준 것 같아요. 제가 추는 춤의 특징은 땅에 뿌리를 둔다는 점이에요. 처음에는 많이 움직이고 발을 땅에 붙이지 않았어요. 말하자면 뿌리를 내리지 않고 있었던 건데, 이제는 춤출 때 발을 붙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 삶도 이렇게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게 문제였을 수 있죠.]

내가 태어난 그곳, 한국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길…

[토마 베르데 / 프랑스 입양동포 : 한국에 상처를 받은 것도 아니고 솔직히 크게 그리워하는 마음도 없는 것 같아요. 마치 양부모와의 관계 같죠. 관계 개선의 마음은 있지만, 너무 늦었다고 보는 거예요. 그래도 한국을 여름에 다시 방문할까 생각해봤습니다. 모국에 한 발자국 다가가고 싶다는 뜻이겠죠.]

"언젠가 모국인 한국에 저의 춤을 선보일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프랑스 입양동포 토마 베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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