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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시인 최영미, 윤재순 시 논란에 “잠재적 성범죄자 특징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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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굳이 나라 대표하는 비서관에 앉혀야 하는 지 의문”

세계일보

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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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이 과거 시를 발표하며 부적절한 시적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시인 최영미씨는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최씨는 지난 2018년 한국 문단계 미투 사건을 폭로한 인물이다.

지난 16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최씨는 과거 윤 비서관이 쓴 시에 대해 “청소년기 자아가 고착된 사람처럼 보인다. 성에 대한 인식이나 욕망이 청소년기에 고착된 남성의 욕망을 읽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씨는 “우리가 이분을 감옥에 보낼까 말까를 결정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이분이 공직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가를 결정해야 하는데 법 이전에 도덕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잠재적인 성범죄자의 특징이 보이는 분을 굳이 나라를 대표하는 비서관으로 앉혀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윤 비서관이 과거 쓴 시에 대해 “언어의 밀도가 아주 낮고 창의적인 표현도 거의 없다. 재치나 은유, 기법적인 측면에서도 조금 수준이 낮다”고 혹평했다.

해당 시는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풍자로 보는 시각에 대해 “구차한 변명”이라며 “풍자라면 위트나 유머가 깃들어야 하는데 어떤 풍자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보는 분들의 기본적인 문학적 소양에 대해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또한 해당 시가 발표했을 당시 미투 운동 이전이기 때문에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굉장히 잘못된 인식”이라며 “이미 1994년 4월에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돼 시행됐다. 이미 (시를 집필한) 그 당시부터 성추행은 범죄였다”고 비판했다.

최 시인은 “시인도 예술가도 한 사회의 구성원이고,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체 일원으로서 표현의 자유는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비서관은 검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당시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당시 윤 비서관은 ‘전동차에서’라는 시를 통해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라는 등의 표현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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