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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먹튀 논란' 머지포인트

11번가 머지포인트 환불에…다른 데서 산 소비자들 ‘환불 중단’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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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 중 11번가가 처음으로 지난 10일 머지포인트 판매분에 대해서 조건 없이 환불하기로 하자, 다른 곳에서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중복 환불 등의 문제로 머지포인트가 자체 환불을 일시 중단하면서다. 11번가의 환불 조처에 다른 이커머스도 소비자들의 원성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27일 이커머스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25일부터 11번가는 이달 10일 머지포인트(운영사 머지플러스)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환불을 진행 중이다. 11번가는 환불 신청하는 소비자에 한해, 포인트 사용 유무와 관계 없이 구매 금액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 11일에 머지포인트 사태가 불거진만큼 직전에 구매한 고객에 대해서는 상품권을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환불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1번가의 바뀐 입장은 “머지포인트를 팔아놓고 모르쇠한다”는 소비자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를 비롯해 티몬·위메프·롯데온 등 여러 이커머스는 머지포인트를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팔았다. 유명 이커머스를 믿고 산 소비자들이 많은 탓에 이커머스의 책임론도 불거졌다.

다만 11번가의 환불 조처에 머지포인트 자체 환불이 중단됐다. 머지플러스는 26일 공지를 내고 “판매채널을 통해 환불된 상세 내용이 사전에 머지포인트와 협의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중복환불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혼란의 우려가 있다”며 환불 중단을 알렸다. 머지플러스는 향후 판매채널사와 협의를 거친 뒤 환불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11번가의 단독 행동에 다른 이커머스는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실제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이 가입한 포털 카페에서는 “다른 이커머스도 환불 정책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의 머지포인트 판매 금액이 많지 않아 환불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머지포인트가 자체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데 중복환불 등은 고려하지 않아서 다른 소비자까지 환불이 중단되는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11번가 관계자는 “피해를 빨리 복구하려는 소비자들을 고려했을 때 중복환불 문제는 추후 따져볼 수도 있는 사안인데, 이 때문에 머지포인트에서 전면 환불을 중단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머지포인트는 대형마트 및 편의점 등 주요 프랜차이즈에서 20% 할인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어 소비자 호응을 얻었으나, 금융감독원이 머지플러스에 전자금융업자로 등록을 해야한다고 권고하면서 주요 업체에서 가맹이 중단되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이 쇄도하며 이른바 ‘머지런’(머지포인트+뱅크런)이 발생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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