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0 (목)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김오수 라임·옵티머스 변호했다…이낙연 복합기 의혹도 수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마련된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해 법무부 차관직을 퇴임한 뒤 고문 변호사로 일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일었던 옵티머스와 라임 관련 검찰 수사 사건을 다수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찰이 라임 사건을 수사할 당시 김 후보자가 수사 현안을 보고받는 법무부 차관직에 있었기 때문에 26일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 논란은 치열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옵티머스 조사받은 이낙연 비서실 부실장도 변호



25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에 제출한 김 후보자 사건 수임 내역을 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9월부터 법무법인 화현 소속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총 22건의 사건에 이름을 올렸다. 절대다수인 19건이 형사 사건이었으며, 특히 이 중 최소 5건이 옵티머스와 라임 사건과 관련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은 이모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이 부실장은 당시 검찰 조사를 받다 숨진 채 발견됐다.

중앙일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의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역시 지난해 12월 김 후보자는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해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던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했다. 옵티머스 사건은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급 보증하는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부실기업 사모사채 등에 투자한 뒤 환매를 중단해 4327억 원의 피해를 낸 사건이다.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정·관계 로비가 이뤄졌는지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정영채 대표 외에도 NH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기획한 A 팀장의 변호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라임 수사 당시 차관이었는데…“총장 자격 없다”



라임 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9월 판매사인 우리은행 사건 2건을 수임했다. 이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사안이었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의 손실 가능성을 알면서도 고객들에게 대량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라임 사건은 6조 원대 펀드를 굴렸던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부실기업 투자와 돌려막기로 투자자들에게 1조6000억원대 피해를 준 사건으로 이 역시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문제는 라임 사기 사건을 수사할 당시 김 후보자는 수사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인 법무부 차관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중요 사건의 경우 사건 진행 상황을 보고하게 돼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2월 본격 수사에 착수했는데, 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퇴임한 뒤 5달 뒤인 9월에 라임 사건을 수임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검사는 퇴직 1년 전부터 처리한 사건에 대해서는 퇴직한 날부터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다.

중앙일보

금융정의연대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피해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사모펀드 사태 대책 마련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의 간담회를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근본책임이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펼친 정부와 국회에 있다"며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통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검찰 간부는 “자기가 수사팀 구성에 관여한 사건을 수임한 셈”이라며 “검찰총장 자격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후보자가 차관 때 법무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라임 수사팀을 대거 늘리려는 요청을 일부만 받아들여 소수의 검사만 파견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사건은 김 후보자 퇴임한 직후인 지난해 6월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 임직원을 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김 후보자는 이 밖에 2건의 증권 관련 불공정 거래 사건과 성남시가 위임한 공사 대금 사건도 맡았다.



김오수 측 “사기 피의자들 변론은 안 해…회피할 것”



중앙일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후보자 측은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라임과 옵티머스를 실질적으로 운용한 사기 피의자들을 변론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들은 법인이 수임한 것으로 법에 어긋나지 않은 통상적인 변론활동이었다"며 "계속 수사 중인 사건이 있다면 취임하자마자 모두 회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관예우 논란은 가장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도읍 의원은 “자신이 법무부 차관 재직 중일 때 큰 논란이 됐던 라임 사건을 비롯한 금융사기 사건을 퇴임 직후 수임했다는 것 자체가 공직자이자 법조인으로서 윤리 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검찰총장은 고사하고 공직자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말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피해자 측도 이날 “어이가 없다”며 “펀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 수천억대 피해자를 양산한 판매사 책임도 큰데 이들을 변호한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면 사모펀드 사건에 공정한 수사가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강광우·정유진·하준호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 옵티머스·라임 사모펀드 사건은

☞옵티머스·라임은=‘안전한 상품’이라며 투자자들을 속여 사모펀드를 판매한 뒤 투자에 실패하자 신규 가입자 돈으로 돌려막다가 환매중단을 선언, 수천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1조원이 넘는 피해를 본 대규모 사기 사건이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1조5000억원대 펀드 상품을 팔아 약 1100명의 투자자에게 4000억원대의 피해를, 라임자산운용은 5조9000억원대 펀드 상품을 팔아 약 4000명의 투자자에게 1조60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두 사건 모두 여권 정·관계 인사 로비 의혹이 제기돼 큰 파장이 일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