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1980년 5월, 신군부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친 5·18 민주화운동이 오늘(18일)로 41년을 맞았습니다. 광주의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부겸 총리는 "오월 정신을 국민 통합 정신으로 계승해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그 어느 때에 비해 여야가 가장 한목소리로 5·18 희생자를 추모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41년 전 일어난 광주의 비극
아직 씻어지지 않은 유족의 아픔
[너무 억울해서 못 살겠어…10년 동안 사찰을 당하면서 살았으니]
[언제까지 그리 놔둘 것인겨…30년이 넘었는데…]
[김부겸/국무총리 : 우리 모두는 광주의 빚진 사람들입니다. 이곳에 분열과 갈등이 들어설 자리는 없습니다. 거짓으로 국민을 갈라놓는 행위는 이제 멈춰야 합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 희생당하고 아픔 당하고 계신 많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분열과 갈등을 넘어 용서와 화해가 이뤄지는 진정한 '우리들의 오월'이 되길
1980년 5월, 신군부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친 5·18 민주화운동이 오늘로 41년을 맞았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 및 유족, 각계 대표 등 99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는데요. 왼쪽 가슴엔 오늘 기념식의 주제인 '우리들의 오월'이 적힌 배지를 달았습니다.
[김부겸/국무총리 : 지난해 대구에서 코로나19의 환자가 속출해서 극단의 위기에 처했을 때, 광주가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이것이 오월 정신입니다. 국민 통합의 정신으로 계승해 나갑시다. 분열과 대립을 넘어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갑시다.]
김 총리는 '5월 정신'이야말로 코로나 위기에 가장 필요한 '국민통합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했습니다. 진상 규명 의지도 거듭 강조했는데요. "화해와 용서는 가해당사자들의 진정한 사과를 통해 비로소 가능해진다"면서 "더 늦기 전에 역사 앞에 진실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부겸/국무총리 :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의 용기 있는 진술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내란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은 단 한마디의 고백과 사과도 없습니다.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십시오.]
희생자 가족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선명해지는 그리움에 또다시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41년 전 오늘, 무고한 시민들을 군홧발로 짓밟고 무차별 사격을 명한 가해자 전두환 씨는 올해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관련 재판에서도 참회나 반성의 모습은커녕, 졸거나 무성의한 태도로 공분을 샀는데 그마저도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출석을 거부 중입니다.
[임한솔/당시 정의당 부대표 (2019년 11월 / 화면제공: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 : 광주 5·18 학살 책임에 대해서 한 말씀해 주시죠.]
[전두환 씨 (2019년 11월 / 화면제공: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 :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임한솔/당시 정의당 부대표 (2019년 11월 / 화면제공: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 : 상관이 없으세요? (아니 기력이 없으세요.) 기력이 없는데 어떻게 골프를 치고 계세요?]
[전두환 씨 (2019년 11월 / 화면제공: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 :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왜 모르세요. 직접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나. 너 군대 갔다 왔냐?]
[임한솔/당시 정의당 부대표 (2019년 11월 / 화면제공: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 : 아, 만지지 마세요.]
가슴이 참 답답해지네요. 다시 오늘 기념식입니다. 최근 들어 광주의 풍경이 조금 달라진 듯합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힘차게 팔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유족들과도 손을 맞잡았습니다. 물병을 던지던 시민들도 사라졌는데요. 어제 유족들이 주최한 추모 전야제엔 보수 정당 의원 중에는 처음으로 국민의힘의 성일종 의원과 정운천 의원이 초청을 받아 참석했습니다. 5·18 관련법 통과에 힘써 준 덕분이라고 하죠.
[정운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오늘 여야를 이렇게 함께 초청을 해서 이렇게 통합의 메시지를 만들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박행순/고 박관현 열사 누나 (어제) : 그 메시지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열심히 해주셨기에… 그래도 우리 민형배 의원보다 훨씬 못해.]
불과 2년 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광주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물세례도 받았죠. 그도 그럴 게, 당시 자유한국당에선 5·18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주장이 버젓이 공개 석상에서 제기되곤 했습니다.
[이종명/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9년 2월) : 5·18이 정말 북한군이 개입된 것이었다, 10년, 20년 후에 그것이 5·18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이 됐습니다.]
[김순례/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9년 2월) :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폄훼와 왜곡이라고 볼 순 없지만, 아예 5·18의 기억을 담아두지 않은 듯한 발언도 있었죠. 황교안 전 대표 본인입니다.
[황교안/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해 2월 9일) : 1980년대. 그때 뭐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그런데 지난해부터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기념식 자리를 지키고, 지도부의 사과도 나왔습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무릎 사죄' 이후엔 5·18 관련 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질 수 있었고, 국회 5·18법 통과에도 힘을 실었습니다.
[김종인/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8월 19일) : 참회와 반성이 오늘의,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질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물론 앙금이 한 번에 다 사라질 순 없겠죠. 열흘 전에도 광주를 찾았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도 "유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재차 사과했는데요. 아무 소란 없이 광주를 떠나긴 쉽지 않았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사죄의 말씀을 다시 한번 올립니다. 큰 희생을 통해 오늘의 민주화를 이끌어낸 주역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5·18 망언에 대해서 사과하실 생각 없습니까?) (5·18 망언 사과할 생각 없으세요?) (5·18 망언 사과할 생각 없습니까?) (사과는 하고 가십시오!)]
나란히 광주를 찾은 여야 대표는 기념식에 앞서 '주먹밥 조찬'도 했습니다. 송영길 대표, "새벽부터 시장하던 차에 요기라도 하자며 두 분을 모셨다"면서 "자주 다투는 것처럼 보이는 여야지만, 그래도 오늘 의미 있는 행사에 동행한 것만 해도 얼마나 좋은지요"라며 "다툴 때 다투더라도 뭉쳐야 할 때는 이 주먹밥처럼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감회를 밝혔습니다. 이 주먹밥, 광주항쟁 당시 노점상인 등이 시민군에게 건넨 음식으로 5월 정신과 연대, 나눔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에는 광주를 찾지 않았습니다. 오늘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죠. 대신 SNS를 통해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 조사를 통해 광주의 진실, 그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며,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고요. 또 "오늘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며 "오월 광주의 정신이 미얀마의 희망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5·18 민주화운동 41주년…김부겸 "오월 정신은 국민통합" 여야 함께한 '우리들의 오월' >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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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 5월, 신군부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친 5·18 민주화운동이 오늘(18일)로 41년을 맞았습니다. 광주의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부겸 총리는 "오월 정신을 국민 통합 정신으로 계승해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그 어느 때에 비해 여야가 가장 한목소리로 5·18 희생자를 추모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