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美 최대 송유관, 랜섬웨어 공격으로 마비...”유가 폭등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미국 메릴랜드주 우드바인에 있는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의 석유시설. /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운영을 중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송유관 재가동을 위한 회사 측의 노력에도 아직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유가 폭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8851km에 달하는 송유관을 통해 멕시코만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을 동부 뉴욕까지 매일 250만 배럴씩 전달하는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다. 현재 동부 해안 전체 석유 운송량의 약 45%를 담당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측은 지난 7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예방 차원에서 모든 시스템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로, 사용자 컴퓨터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서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 후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범죄조직 ‘다크사이드’를 지목했다. 다크사이드는 랜섬웨어를 이용해 피해자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집단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회사 측은 공격 주체와 이들의 요구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해커들이 약 100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시스템에서 빼갔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질 경우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유가정보서비스(OPIS)의 톰 클로자 수석전문가 CNN을 통해 “가동이 중단되는 기한이 길어질수록 유가에 치명적일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이어 “조지아 북부에서 델마르바 반도에 이르는 해안 주의 상황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미국 북동부 지역 공급은 외국산 휘발유 수입으로 쉽게 보충될 수 있지만 다른 몇몇 주는 그런 방법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항공기용 제트 연료 공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동부 해안에 위치한 주요 공항 대부분은 재고를 3~5일 분량으로 유지한다. 따라서 애틀랜타의 하츠 필드 잭슨 공항과 같은 주요 공항으로 연료를 직접 이동하는 송유관을 2일에서 5일 넘게 중단하면 항공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석유 애널리스트 앤디 리포는 CNN 인터뷰에서 ”이틀 정도만 작동을 멈춘다면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며 “그러나 5일에서 6일간 운영이 중단되면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위기감이 커지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백악관이 직접 나섰다. 지나 러만도 미 상무부 장관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번 사건을 보고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송유관 가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백악관과 관련 부처, 업계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연방수사국(FBI)도 랜섬웨어 공격 조사에 착수했으나 정확한 재가동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예원 인턴기자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