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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플로이드 살해경관 '유죄'…美 "다시 숨 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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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지 플로이드 재판의 1심 평결이 내려진 2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법원에서 유가족 중 한 명인 남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운데)가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배심원단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죽게 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에게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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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45)이 20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을 받았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수개월간 계속됐던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를 촉발한 계기가 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11개월 만에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유죄가 결정되자 유가족과 흑인 사회는 환호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조직적 인종주의 해소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은 검찰이 쇼빈에게 적용한 2급 살인 등 세 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백인 6명과 유색인종 6명(흑인 4명 포함)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됐다.

형량 선고는 8주 후 이뤄지는데 전문가들은 40년형 안팎의 징역형 선고를 예상하고 있다. 최대 75년형도 가능하지만 쇼빈이 초범이라는 점 등이 감안될 것으로 보인다.

유죄 평결을 끌어낸 결정적 요인은 역시 사건을 녹화한 동영상과 증인들의 증언이었다. 특히 10대 소녀가 녹화한 영상에는 플로이드가 9분29초간 목이 졸린 채 "숨을 쉴 수 없다"고 스무 번 이상 생명을 갈구하는 비참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플로이드는 담배를 구매하기 위해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배심원단 평결이 내려진 뒤 플로이드 동생인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다만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며 "이것은 끝이 없는 순환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건 장소에 모인 군중은 유죄가 확정된 순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고 차량들은 경적을 울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 유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으며 유가족은 경찰 개혁 필요성을 거듭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생중계 연설을 하며 "정의를 향한 행진의 거대한 걸음"이라고 평가한 뒤 "미국은 궤도를 바꾸기 위한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의 일곱 살짜리 딸을 향해 "아빠가 세상을 바꿨다"며 "그가 남긴 유산"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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