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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애틀랜타 총격 사건

‘성 중독’ 발언 비판 의식?…애틀랜타 경찰, ‘증오 범죄’ 가능성 열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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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에게 아주 나쁜 날이었다” 발언한

체로키카운티 경찰 대변인은 비판받고 교체돼

바이든, 연방 관공서·군에 조기 게양 지시


한겨레

미국 애틀랜타의 아시아 마사지 업소 세 곳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8명이 숨진 가운데, 18일(현지시각) 시민들이 ‘아시안 혐오를 당장 멈추라’는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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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찰은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의 사망자를 낸 16일 총격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을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18일(현지시각) 밝혔다. 전날 롱의 ‘성 중독’을 언급하며 “증오범죄로 판단하기 이르다”고 언론 브리핑을 한 뒤 쏟아진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타 경찰의 찰스 햄프턴 부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범행을 증오범죄로 보는지에 관한 질문에 “우리의 수사는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으며, 아무 것도 우리 조사에서 논외의 사항(off the table)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수사는 체로키 카운티의 수사와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 수사는 끝나지 않았다고 알려드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이 사건을 함께 수사하고 있는 체로키 카운티 경찰이 “롱이 성 중독을 갖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라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한 것과 다른 발언이다. 체로키 카운티 경찰은 “인종적 동기가 아니었다”는 용의자의 주장을 여과없이 전달해, 이번 사건을 개인적 성 충동과 관련된 문제로 가리려 한다는 비판을 불렀다.

전날 브리핑에서 “어제(범행일)는 롱에게 아주 나쁜 날이었고 이게 그가 한 일”이라고 말해 용의자를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은 체로키 카운티 경찰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도 교체됐다. 에리카 넬드너 체로키 카운티 공보국장은 이번 총격 사건 조사와 관련해 자신이 언론에 응대하겠다고 밝혔다.

18일 하원 법사위에서는 30여년 만에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이번 사건과 무관하게 미리 잡힌 일정이었으나, 6명의 아시아계 상·하원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해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언급하면서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대한 증오와 선입견, 공격은 용납할 수 없고 중단돼야 한다”(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날 국내외의 미 연방 관공서와 군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그는 트위터에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향한 최근의 공격은 미국답지 않다.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19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 미국인 지도자들과 만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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