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극한의 롤러코스터'…게임스탑發 증시 폭락 우려 확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극한의 롤러코스터' 게임스탑 격변의 한주

한주간 400% 폭등…AMC 등도 주가 급등

추가 공매도 지속…'쩐의 전쟁' 형재진행형

지수 영향은…지난주 3대 지수 3%대 하락

버블 우려 속 게임스탑이 시장 불안 키울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격변의 일주일이었다. 개인투자자와 헤지펀드간 사상 초유의 ‘쩐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게임스탑 주가가 5거래일간 무려 400% 폭등했다. 제2, 제3의 게임스탑까지 속출하면서 월가 전반이 불안에 떨었다.

이데일리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선은 이번주로 쏠린다. 게임스탑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추가 공매도가 줄을 잇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열주들로 인한 극한의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게임스탑 사태가 길어질 경우 뉴욕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기치 못한 충격에 기존의 증시 과열 리스크가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새 400% 폭등한 게임스탑

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후 5거래일간 게임스탑 주가는 399.92%(65.01달러→325.00달러) 폭등했다. 한때 많게는 140%가 넘는 유통주식 물량 대비 공매도 잔량으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개미들의 표적이 됐고, 당황한 공매도 헤지펀드들이 숏 스퀴즈(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급등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에 걸리며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게임스탑뿐만 아니다. 영화관 체인 AMC의 주가는 지난주 277.78%(3.51달러→13.26달러) 급등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관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주가는 폭등했다. 금융정보업체 킵링거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AMC의 공매도 비중은 38%에 육박했다. 개미들의 습격으로 다소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40%에 가까운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외에 익스프레스(1.79달러→6.00달러, 235.20%), 리건드 파마슈티컬스(142.62달러→185.35달러, 29.96%) 등 일부 종목들이 게임스탑과 같은 이유로 극한의 롤러코스터를 겪었다.

문제는 개미와 헤지펀드간 쩐의 전쟁이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주 게임스탑 공매도 잔량은 8% 줄어드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게임스탑 주가 폭등에 공매도 헤지펀드들이 엄청난 손실을 본 후 버티지 못하고 숏 포지션을 청산했을 것이라는 관측과 다른 것이다. 멜빈캐피털과 시트론리서치는 공매도 포지션을 접었지만, 이외에 다른 헤지펀드들이 추가 공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어서다. 아이호 두사니스키 S3 파트너스 매니징 디렉터는 “대다수가 게임스탑 숏 포지션을 커버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새로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이자는 50%다. 이렇게 이자가 비정상적으로 높음에도 게임스탑의 주가가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에 공매도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곧 개미와 헤지펀드간 신경전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게임스탑, 증시 불안감 고조 우려”

최대 관심사는 게임스탑 불확실성이 전체 주가에 미칠 여파다. 지난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만선이 깨진 2만9982.62를 기록하며 3.27%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3.31%, 3.49% 내렸다.

월가 안팎에 따르면 몸집 큰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아직 게임스탑 사태를 관망하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증시판 비트코인’으로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월가 금융사 한 인사는 “주간 3%대 하락으로 증시 충격을 점치는 건 약간 이른 것 같다”며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움직여야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그럼에도 변수는 있다. 월가 내에는 게임스탑 사태 이전부터 증시 버블 우려가 부쩍 커졌다. 예컨대 지난해 10월 3300대를 보였던 S&P 지수의 경우 별다른 호재 없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졌음에도 지난해 11월과 12월을 거치며 3700선까지 올랐고, 새해 들어서는 3800선을 뚫었다. 버블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전혀 예기치 못한 게임스탑 사태가 터졌고, 그 충격파는 더 크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요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단기 조정 전망이 많아진 이유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전략가는 “개미 군단과 공매도 헤지펀드간 결전은 (인플레이션 부메랑 우려 등과 함께) 또 다른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조정장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