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포 신도시의 퇴근길 사진입니다. 출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퇴근 시간이 어떤지가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출근길에 만난 한 시민은 "이제 출근인데 퇴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은 승강장과 열차가 너무 작다고 얘기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밀착카메라 서효정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얼마 전 저희한테 제보와 함께 도착한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에스컬레이터까지 사람이 빽빽하게 차 있는 모습인데요.
대형사고가 날 것 같다며 취재를 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곧 퇴근 시간인데, 과연 정말 그런지 한번 내려가 보겠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에서 밀려 나오는 수많은 승객들, 모두 김포로 가는 사람들입니다.
[환승입니다.]
황급히 뛰어가는 사람들,
[(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 전철 타려고…]
지하철을 타려고 뛰는 거라 합니다.
승강장으로 내려오니 빽빽한 인파가 취재진을 맞이합니다.
얼마 안 있어 도착하는 지하철, 사람들이 떠밀리듯 열차에 오릅니다.
노약자는 한 발 물러섭니다.
[음난현/경기 김포시 운양동 : 너무 많아. 못 타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언제 열차가 지나갔느냐는듯 승강장은 또 금세 북적입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밀려들어 옵니다.
6시를 넘어서자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리기 시작합니다.
에스컬레이터 코앞까지 사람들이 들어찼습니다.
[이철수/경기 김포시 장기동 : 많아요. 출퇴근 말도 못 해요. 출퇴근 시간에는 지옥철이에요, 지옥철.]
열차가 또 사람들을 싣고 떠나지만 승강장은 아직도 만원입니다.
[민지호/경기 김포시 고촌읍 : 발을 밟히거나 가방에 치였을 때 기분 안 좋죠. 저도 실수로 밟은 적도 있고…]
퇴근길만 이런 것일까.
김포 시민들의 출근은 더 빡빡하다고 하는데요.
시민 한 분을 만나서 출근길을 동행해 보겠습니다.
김포 풍무동에서 안양까지 전철로 출퇴근하는 홍석연 씨,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원래는 제가 한 6시 조금 넘어서 나옵니다. 훨씬 더 일찍 나올 때도 있고요.]
역에 도착해 카드를 찍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습니다.
승강장으로 내려왔습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탈 수 있어요?) 이 차를 보내고 타야 됩니다. 보통 두세 번은 보내고 타야…]
차 문에 손가락을 짚어 몸을 고정시키는 사람이 보입니다.
역시 안 타길 잘했습니다.
[다음…다음 차를 타야겠다.]
다음 지하철이 도착합니다.
이번 것은 타야 지각을 면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밀고 들어갈 수 없는 인파.
[저는 못 탈 것 같은데…]
결국 기자는 못 탔습니다.
홍씨만 가방이 끼인 채로 출발합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아, 가방이 끼였고요. 움직이질 못하고요.]
기자도 다음 열차에 겨우 탑승합니다.
정말로 가까운 거리 휴대전화를 같이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고촌(다음 역)에서 사람들이 또 왕창 타거든요. 못 탈 것 같은데 고촌에서 사람들이 또 많이 탑니다.]
다음역인 고촌역에 도착하고, 기다리는 사람은 또 한 무리입니다.
못 탈 것 같지만 사람들이 쭉쭉 밀려 들어옵니다.
이렇게 10분 정도를 달려 김포공항에 도착했지만, 오늘은 나은 편입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그나마 조금 수월하게 타신 거예요. 이제 출근인데 퇴근하고 싶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김포도시철도의 출퇴근길 혼잡도는 150%를 웃돕니다.
김포시가 내놓은 해답은 차를 더 만들어 배차 간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전체 23대 중 이렇게 안에서 정비를 받거나 대기를 하는 차량을 제외하면 최대 20대 정도가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포시에서는 차 다섯 대를 더 만들기로 했는데, 앞으로 3년 정도가 남아있습니다.
[열차 설계회사 관계자 : 중간에 열차를 끼워넣는 사업이 아니고 차량을 증편하는 거래요. 설계부터 다시 다 해야 되는 거예요. 김포에서 다니는 차량은 두 칸짜리거든요. 세 칸이 될 수는 없어서.]
승강장이 짧아 차를 더 길게 붙일 수 없고 새로 만드느라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시민들 사이에선 원래 승강장 규모가 더 컸다는 얘기가 돕니다.
[유훈근/경기 김포시 장기동 : 제가 알기론 두 량 편성이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나중에 정책적인 변화 때문에 두 량씩 편성하다 보니까…]
실제 공사가 추진 중이던 지난 2011년 김포시의회 회의록을 살펴봤습니다.
당시 유영록 전 김포시장도 3칸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승강장에 대해 얘기를 합니다.
3칸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승강장으로 국토부와 경기도와 합의를 했다고 하며, 오히려 더 늘리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도에서 승인받을 땐 2칸 열차만 다닐 수 있는 33m 승강장으로 했습니다.
김포시는 당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 승강장 크기를 33미터로 했다며, 유 전 시장의 발언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상철/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 : 빨리 (건설)해야 한다는 목적 때문에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맞춘 거죠.]
신도시를 만들어놓고 교통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걸 믿었던 시민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눈앞만 보는 행정으로 또다시 긴 시간과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지수 / VJ 서진형 :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한병찬)
서효정 기자 , 공영수, 신승규, 조용희,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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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신도시의 퇴근길 사진입니다. 출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퇴근 시간이 어떤지가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출근길에 만난 한 시민은 "이제 출근인데 퇴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은 승강장과 열차가 너무 작다고 얘기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밀착카메라 서효정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얼마 전 저희한테 제보와 함께 도착한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에스컬레이터까지 사람이 빽빽하게 차 있는 모습인데요.
대형사고가 날 것 같다며 취재를 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곧 퇴근 시간인데, 과연 정말 그런지 한번 내려가 보겠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에서 밀려 나오는 수많은 승객들, 모두 김포로 가는 사람들입니다.
[환승입니다.]
황급히 뛰어가는 사람들,
[(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 전철 타려고…]
지하철을 타려고 뛰는 거라 합니다.
승강장으로 내려오니 빽빽한 인파가 취재진을 맞이합니다.
얼마 안 있어 도착하는 지하철, 사람들이 떠밀리듯 열차에 오릅니다.
노약자는 한 발 물러섭니다.
[음난현/경기 김포시 운양동 : 너무 많아. 못 타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언제 열차가 지나갔느냐는듯 승강장은 또 금세 북적입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밀려들어 옵니다.
6시를 넘어서자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리기 시작합니다.
에스컬레이터 코앞까지 사람들이 들어찼습니다.
[이철수/경기 김포시 장기동 : 많아요. 출퇴근 말도 못 해요. 출퇴근 시간에는 지옥철이에요, 지옥철.]
열차가 또 사람들을 싣고 떠나지만 승강장은 아직도 만원입니다.
[민지호/경기 김포시 고촌읍 : 발을 밟히거나 가방에 치였을 때 기분 안 좋죠. 저도 실수로 밟은 적도 있고…]
퇴근길만 이런 것일까.
김포 시민들의 출근은 더 빡빡하다고 하는데요.
시민 한 분을 만나서 출근길을 동행해 보겠습니다.
김포 풍무동에서 안양까지 전철로 출퇴근하는 홍석연 씨,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원래는 제가 한 6시 조금 넘어서 나옵니다. 훨씬 더 일찍 나올 때도 있고요.]
역에 도착해 카드를 찍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습니다.
승강장으로 내려왔습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탈 수 있어요?) 이 차를 보내고 타야 됩니다. 보통 두세 번은 보내고 타야…]
차 문에 손가락을 짚어 몸을 고정시키는 사람이 보입니다.
역시 안 타길 잘했습니다.
[다음…다음 차를 타야겠다.]
다음 지하철이 도착합니다.
이번 것은 타야 지각을 면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밀고 들어갈 수 없는 인파.
[저는 못 탈 것 같은데…]
결국 기자는 못 탔습니다.
홍씨만 가방이 끼인 채로 출발합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아, 가방이 끼였고요. 움직이질 못하고요.]
기자도 다음 열차에 겨우 탑승합니다.
정말로 가까운 거리 휴대전화를 같이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고촌(다음 역)에서 사람들이 또 왕창 타거든요. 못 탈 것 같은데 고촌에서 사람들이 또 많이 탑니다.]
다음역인 고촌역에 도착하고, 기다리는 사람은 또 한 무리입니다.
못 탈 것 같지만 사람들이 쭉쭉 밀려 들어옵니다.
이렇게 10분 정도를 달려 김포공항에 도착했지만, 오늘은 나은 편입니다.
[홍석연/경기 김포시 풍무동 : 그나마 조금 수월하게 타신 거예요. 이제 출근인데 퇴근하고 싶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김포도시철도의 출퇴근길 혼잡도는 150%를 웃돕니다.
김포시가 내놓은 해답은 차를 더 만들어 배차 간격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전체 23대 중 이렇게 안에서 정비를 받거나 대기를 하는 차량을 제외하면 최대 20대 정도가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포시에서는 차 다섯 대를 더 만들기로 했는데, 앞으로 3년 정도가 남아있습니다.
[열차 설계회사 관계자 : 중간에 열차를 끼워넣는 사업이 아니고 차량을 증편하는 거래요. 설계부터 다시 다 해야 되는 거예요. 김포에서 다니는 차량은 두 칸짜리거든요. 세 칸이 될 수는 없어서.]
승강장이 짧아 차를 더 길게 붙일 수 없고 새로 만드느라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시민들 사이에선 원래 승강장 규모가 더 컸다는 얘기가 돕니다.
[유훈근/경기 김포시 장기동 : 제가 알기론 두 량 편성이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나중에 정책적인 변화 때문에 두 량씩 편성하다 보니까…]
실제 공사가 추진 중이던 지난 2011년 김포시의회 회의록을 살펴봤습니다.
당시 유영록 전 김포시장도 3칸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승강장에 대해 얘기를 합니다.
3칸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승강장으로 국토부와 경기도와 합의를 했다고 하며, 오히려 더 늘리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도에서 승인받을 땐 2칸 열차만 다닐 수 있는 33m 승강장으로 했습니다.
김포시는 당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 승강장 크기를 33미터로 했다며, 유 전 시장의 발언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상철/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 : 빨리 (건설)해야 한다는 목적 때문에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맞춘 거죠.]
신도시를 만들어놓고 교통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걸 믿었던 시민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눈앞만 보는 행정으로 또다시 긴 시간과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지수 / VJ 서진형 :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한병찬)
서효정 기자 , 공영수, 신승규, 조용희,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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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포 신도시의 퇴근길 사진입니다. 출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퇴근 시간이 어떤지가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출근길에 만난 한 시민은 "이제 출근인데 퇴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은 승강장과 열차가 너무 작다고 얘기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밀착카메라 서효정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얼마 전 저희한테 제보와 함께 도착한 사진입니다.
김포 신도시의 퇴근길 사진입니다. 출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퇴근 시간이 어떤지가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출근길에 만난 한 시민은 "이제 출근인데 퇴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은 승강장과 열차가 너무 작다고 얘기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밀착카메라 서효정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얼마 전 저희한테 제보와 함께 도착한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