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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단독]건국대 개발 스타시티, 매년 300억대 적자… 학교재정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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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건국대학교가 무리한 개발 임대사업을 벌이다가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호황기의 장밋빛 청사진만 믿다가 좌초위기에 몰린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27일 뉴시스가 입수한 '건국대 회계결산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건국대는 2007년 준공된 스타시티사업(클래식500, 건국AMC) 이후 매년 3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

건국대가 현재 벌이고 있는 수익사업체는 건국AMC, 클래식500, 건국유업․건국햄, 건국빌딩이 있다. 스타시티는 주상복합시설 건국AMC, 노인유료노양시설 클래식 500을 포함하는 것으로 8만3160㎡의 부지위에 사업비는 총 1조원 이상이 들어간 대규모 사업이다.

이중 건국유업, 건국햄과 건국빌딩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업이 완료된 스타시티의 건국AMC와 클래식500은 대규모 적자를 보이고 있다.

◇'돈 먹는 하마' 된 스타시티 사업

건국대 수익사업체 4곳의 합산 손익계산서는 스타시티사업의 전후로 나뉜다.

2007년은 91억원 적자(당기순손익에서 법인전출금을 빼면 21억원 흑자), 2008년 251억원 적자(당기순손익에서 법인전출금을 빼면 72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건국대 수익사업은 스타시티사업이 완료된 2009년 이후 373억원 적자 2010년 351억원 적자, 2011년 2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개별 사업의 수익구조를 보면 클래식500 사업은 2011년 236억원, 건국AMC는 79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면 건국유업, 건국햄은 18억원의 흑자를 냈고 건국빌딩은 당기순손익에서 법인전출금을 뺄 경우 13억원의 흑자를 봤다.

스타시티 사업에서 매년 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는 결국 '수익성'이었다. 매출과 수익을 다 합쳐도 재료비, 인건비, 용역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관리비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탓이 컸다.

클래식500으로 건국대는 2011년 매출 146억원, 영업외수익 9억원을 올렸지만, '배 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벌어졌다. 재료비로 31억원, 인건비와 용역비로 128억원을 지출한 것이다.

관리운영비, 이자비용까지 모두 합치면 비용은 391억원, 당기순손실은 236억원에 달한다.

건국AMC도 임대료 수입은 56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감가상각비가 85억원이라 큰 폭의 적자는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건국대 내부 구성원들은 "단지 망하지 않고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늘어나는 부채, 대학재정 짓눌러

문제는 스타시티 사업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건국대 법인의 재정상황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재단 재정의 부담은 결국 교육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2011년 말 기준 스타시티 사업의 자산은 9810억원. 차입금과 임대보증금 등 부채는 7969억원에 달한다. 운영적자가 매년 3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년 후 완전 자본 잠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익사업체 4곳의 부채비율의 합계는 2007년 113%에서 2011년 432%로 크게 상승했다. 2012년 말에는 500%를 넘어섰으며, 이후로도 부채는 불어나고 있다. 현재의 적자폭이 이어진다면 2015년께 부채는 1000%를 기록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은 건국대 법인의 목줄을 죄고 있다. 손에 난 상처가 곪아서 동맥을 짓누르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2011년 말 학교법인 전체의 자산은 2조3882억원. 이 중 대학과 병원의 학교회계 자산 7769억원과 법인일반회계의 자산 5874억원을 빼면 수익사업회계의 자산은 1조239억원이다. 현재 건국대의 부채가 8316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수위'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수익사업체 4곳의 현금, 예금은 323억원으로 차입금․보증금 7989억원의 4%에 불과하다. 건국대 입장에서는 경영 안정성을 담보할 만큼의 충분한 자금이 없다는 이야기다.

학내구성원들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법인의 재단전입금 삭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건국대 법인은 매년 학교운영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건실한' 재단으로 꼽힌다.

건국대 관계자는 "재단의 재정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학교에 대한 투자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교육환경에 투자축소와 교직원 임금 삭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을 건국대 측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건국대는 법인 수익사업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이달 말부터 오는 5월초까지 전문회계기관에 경영진단을 의뢰한 상태다.

건국대 측은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2009년부터 시작된 입주자 모집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입소보증금과 관리비를 적정 가액보다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측은 "학교법인은 재정구조 개선을 위해 차입금 상환시기 연장, 클래식500 차입금 상환유예 등을 통해 유동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며 "보증금에 의존하는 사업방식을 탈피하고 임대료 상향조정 등의 수익성 개선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건국대 법인 이봉 사무국장은 "적자 폭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입주를 시작할 때 세계적인 불경기가 찾아와서 전망대로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불경기다 보니 관리비를 현저하게 낮게 책정했었다"며 "이제 관리비도 현실화하고 경영진단을 통해 정상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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