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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3월에만 18조 급증…은행권 기업대출 증가폭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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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도 두 달째 9조 이상 늘어

한은 “코로나 영향 아직 제한적”

경향신문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증가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에 비상이 걸린 기업들이 대거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01조4000억원으로 2월 말에 비해 18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크다. 이 중 대기업 대출은 전월에 비해 10조7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비상이 걸리자 은행 대출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 대출은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분 3조8000억원을 포함해 8조원 늘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다 정부와 은행이 금융지원에 적극 나선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51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게다가 시중은행이 이달부터 소상공인(신용등급 1~3등급 대상) 초저금리 대출 3조5000억원 공급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대출 증가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도 910조9000억원으로 2월 말에 비해 9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9조300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6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전월(7조8000억원)에 이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12·16대책 이후에도 서울 비고가 아파트와 인근 수도권 지역의 거래가 계속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가계대출 증가 규모의 축소 정도가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3조3000억원은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분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자금 수요가 늘면서 기타대출 증가폭이 전월 1조5000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주식 투자 수요도 영향을 줬다. 개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 2월 6조원에서 3월 12조70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가계대출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사업자금이나 생계자금 용도와 관련한 대출이 늘어났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봤을 땐 아직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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