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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삼성·LG전자 1분기 선방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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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익 삼성 6.4조, LG 1조

코로나 영향 2분기부터 본격화

해외 5G망 투자 연기, 반도체 불안

스마트폰·TV 판매 이미 하향곡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일 1분기 실적(잠정)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회사 안팎에선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1분기 실적이 금융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서였다. 결국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매출(55조원)과 영업이익(6조400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와 2.8%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영업이익 전망치(평균 6조1232억원)도 넘어섰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85%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1.77%)을 살짝 웃돌았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의 반응은 조심스러웠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 ‘선방’이라는 표현은 다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삼성전자·LG전자 1분기 잠정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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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길 수 있었던 비결은 단연 반도체 부문의 호조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1분기에 3조~3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이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2분기부터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등 완제품(세트) 사업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공개한 갤럭시 S20의 경우 통신사업자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재구매 주문을 내지 않으면 판매 실적에서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국내 통신업계에선 “S20의 판매실적이 전작인 S10의 60~7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6.8% 줄어든 2억8000만 대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홍콩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 S10을 발표한 뒤 1년간 3600만 대를 판매했다.

TV 부문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시장인 미국이나 유럽의 가전 유통매장은 모두 폐쇄된 상태다. TV 판매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데 오는 6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20 대회와 7월 도쿄 하계올림픽은 모두 1년씩 미뤄졌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9% 감소한 2억3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시장에도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다. 스페인·프랑스·포르투갈·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에서도 5세대 이동통신(5G)망 투자를 연기한다는 발표가 잇따른다. 반도체 시장이 반등하는 시기가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도 1분기 영업이익에서 증권사들의 전망치(평균 8557억원)를 웃돌았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14조7287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지만 영업이익(1조904억원)은 21.1% 증가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1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의류관리기(스타일러)와 공기청정기(퓨리케어) 등의 판매 호조가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의 판매도 늘었지만 스마트폰과 자동차부품 사업은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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