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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시시콜콜 시승기]제네시스 G80, 드디어 다 갖춘 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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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성능, 승차감 기본 다 갖춰

깡통차도 멋지다...

그러나, 옵션 고민은 계속된다

현대차가 지난 31일 마련한 신형 제네시스 G80 시승행사에 다녀왔다. 주변에선 총각도 아가씨도 아저씨도 아줌마도 사진만 보고 “반했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30일 출시 하루만에 기존 모델 연간 판매량인 2만2000대 주문이 들어온 차인만큼, 한껏 기대를 품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주차장에 진열된 G80을 만났다.

먼저 외장 색상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G80 주문 고객들은 카달로그 전면에 나온 ‘테즈먼 블루’ 색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다. 어두운 파란색에서 초록 빛깔이 은은하게 퍼져 오묘한 느낌이 났다. 독특한 색을 좋아한다면 괜찮은 선택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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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더 케이호텔 주차장에 진열된 신형 G80.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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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차로 가장 많이 팔리는 블랙은 고급스러운 ‘사장님 차’ 느낌이 물씬 났고, 역시 인기 많은 ‘우유니 화이트’는 젊어보이고 화사했다. G80의 첫 공개 사진에 등장한 ‘세빌 실버’도 세련되게 잘 나왔다. 다만 앞모습은 일반 은색 같았고, 뒷모습에서 고급스러움이 확실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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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80 '세빌 실버' 색상.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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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카본 메탈’은 튀는 것은 싫지만 개성은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장 무난해보였다. 중후하게 빛나는 어두운 쥐색이다. 추가 요금이 들어가는 무광 회색(멜버른 그레이)도 멋졌다. 다만, 황토 느낌이 나는 ‘사하라 베이지’나 고려청자색 ‘핀도스 그린’은 사진이나 동영상에 비해 실물은 별로였다. 사진만 보고 끌렸다면, 반드시 매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뒤 구매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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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80 '카본 메탈' 색상./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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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진열된 차는 모두 3.5 가솔린 터보, 4륜구동 풀옵션 차였다. 실내를 들여다보니 고급 인테리어 옵션인 시그니처II 패키지(300만원)가 장착돼 있었다. 내부 색상을 ‘투톤’(2가지 색상)으로 설정할 수 있고, 대시보드 등에 우드 무늬의 내장재로 고급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는 옵션이다. 나파 가죽 시트와 투톤 컬러 모두 고급스럽고 좋았지만, 우드는 솔직히 시트지 느낌이 좀 많이 나서 아쉬웠다. 인테리어 패키지를 원한다면, 시그니처 I(150만원) 정도만 넣어도 충분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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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80 '사하라 베이지' 색상/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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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커다란 중앙 디스플레이, 디지털 공조 콘트롤, 터치 패드 원형 다이얼 등 모두 조작이 편했고 마음에 들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표시되는 정보가 많아 길 찾기에 도움이 됐다. 다만, 눈 앞에 뭔가 아른거리는게 불편한 사람들은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뒷좌석은 2열 컴포트 시트 패키지 II가 장착돼 버튼으로 기울기가 조절됐다. 2열 컴포트 시트 패키지를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2열에 에어컨 송풍기와 USB 포트는 장착되지만, LCD 공조 콘트롤러는 없다고 한다. 레그룸은 쏘나타보다는 넓고, 신형 그랜저보다는 약간 좁은 정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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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80 뒷좌석 실내./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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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용인 처인구의 한 카페까지 경부고속도로와 일반 국도를 타고 달렸다. 3.5 터보다 보니 힘이 넘쳤다. 노면 상황을 카메라로 미리 인지해 서스펜션(충격흡수시스템)을 조절하는 전자서스펜션(ECS)이 장착돼 있어 4륜 구동임에도 승차감이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순간적으로 시속 130㎞을 넘겨 달렸는데, 차가 뒤뚱거린다거나 흔들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이어서 속도를 내고 있었는지도 인식하지 못했다. 세단인 만큼 정숙성도 높았다. 하만의 최고급 스피커인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기분도 좋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조금더 터프해졌고, 급가속을 하니 경쾌한 배기음을 울리며 튕겨져 나갔다. GV80에 이어 적용된 고속도로 보조 HDA II 기능의 핵심인 차로 변경 기능은 잘 써먹지 못했다. 깜박이를 절반 정도만 조절하면 알아서 차로를 변경해 가줘야 하는데, 한참을 지나도 무반응이어서 뒷차에 미안한 나머지 그냥 수동으로 차선을 변경했다. 가끔 자동으로 차로가 변경되는 것도 같았는데, 이건 운전대를 무의식중에 살짝 틀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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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80 실내/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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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은 차값이 최저 5247만원(가솔린 터보 2.5, 후륜 기준)이지만 필요한 옵션을 넣다보면 웬만하면 6000만원이 넘고, 풀옵션은 8200만원까지도 갈 수 있는 차다. 이 때문에 가성비 좋은 옵션, 꼭 필요한 옵션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점을 중점을 두고 살펴 보니, 꼭 필요한 옵션들이 조금 추려졌다. 4륜을 선택할 경우 승차감을 보조해주는 전자 서스펜션은 넣기를 권한다. 인테리어 패키지는 굳이 없어도 될 듯하지만, 블랙과 브라운 외 색상과 좀더 고급스러운 퀼팅 시트를 원한다면 인테리어 패키지 I만 넣어도 될 것 같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1은 서라운드뷰 모니터와 후측방 카메라,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이 포함돼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II는 큰 필요가 없어 보였다. 12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지능형 헤드램프 등이 들어가는 하이테크 패키지는 개인 취향일 듯 하다. 왼쪽 깜박이를 켜면 계기판 왼쪽에 옆 차로를 비춰주고, 오른쪽을 켜면 계기판 오른쪽에 비춰주는 점은 편했다. 다만, 기본 장착된 계기판도 중앙 화면에 작게나마 옆차로 상황을 비춰준다. 예산에 한계가 있다면 없어도 될 듯 했다.

G80은 디자인·성능·승차감·고급스러움 등 기본을 모두 갖춰 흔히 말하는 ‘깡통 차’(옵션이 없는 차)라도 괜찮은 차로 보였다. 보면 볼수록 넣고 싶은 옵션이 많아지는 점은 그러나 G80의 최대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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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G80 무광 회색인 '멜버른 그레이' 색상/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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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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