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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코로나19 넘자…‘미술계의 봄’ 찾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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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들 뭉치고, 온라인 기획전 열고, VR 제공까지

경향신문

미술사학자인 조은정 고려대 초빙교수가 기획한 온라인 전시 ‘The Peaceful Warriors in Museum’(미술관의 평화의 전사들, https://sixshop.com/bluecs)에 선보이고 있는 윤애영 작가의 조명설치 작품 ‘Time garden #14’. 조은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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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전시장마다 봄맞이 작품전이 한창이어야 하는데….” 미술계 인사들의 넋두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갤러리 대표는 23일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은, 딱 ‘춘래불사춘’”이라고 미술계 상황을 표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주요 전시공간들은 휴관이나 전시 연기·취소로 올해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애써 문을 연 전시공간들도 관람객 발길이 뜸하다. ‘아트바젤 홍콩’ ‘아트 부산’ 등 국내외 아트페어들마저 취소·연기되면서 미술시장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화랑협회는 최근 “아트페어와 전시 연기·취소, 매출 저하로 인한 피해가 화랑별로 심각해 미술시장의 몰락이 우려된다”며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당국의 제도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에선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미술계의 봄’을 찾으려는 미술계의 대응도 다양한 형식,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출 감소세에 화랑들 피해 심각

이색 이벤트로 침체 돌파구 모색


이례적으로 갤러리들이 서로 협력한 연합전·공동기획전이 열리고, 온라인 기획전시도 마련됐다. 또 가상현실(VR) 전시가 진행되고, 각종 온라인 콘텐츠 확충, 예약 관람제 등도 도입됐다. 미술애호가들의 문화생활 욕구 충족이나 위로, 희망을 전하기 위한 서비스다. 또 작가·컬렉터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소통, 미술시장 활성화, 일상생활 복귀에 대한 기대 등 다양한 목적의 몸부림이다.

중견 갤러리인 웅갤러리·본화랑·부르지에-히가이갤러리는 28일까지 ‘W299 Project’란 연합전을 열고 있다. 전시명은 3개 갤러리가 자리한 ‘W299 빌딩’(서울 자하문로 299) 이름에서 따왔다. 전시회에는 작가 16명의 작품 300여점이 나왔다. 기획을 맡은 정희철 독립큐레이터는 “갤러리와 작가들의 새로운 교류 시도, 다양한 작품으로 미술시장에 활력을 주고자 마련했다”며 “조심스러웠지만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전시를 찾고, 작가·갤러리의 만족도도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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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미술관은 ‘VR(가상현실) 전시 감상투어’를 진행 중이다. 사진은 VR 속 전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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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연합전·공동기획전 마련

조은정 교수 등 온라인 전시 눈길

가상현실·SNS 활용에도 적극적


갤러리 나우와 갤러리 세인도 ‘희망-미술에게 묻다’란 공동기획전을 4월7~29일 갤러리 나우(신사동)에서 개최한다. 회화와 조각·사진 등 작가 9명의 작품 40여점이 출품된다.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미술애호가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겠다는 기획 취지에 따라 전시회는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또 심리전문가의 예술치유 강좌, 음악·영화 감상, 작가들과의 아트 토크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병행한다. 정영숙 갤러리 세인 대표는 “갤러리 나우 이순심 대표와 이 시대 미술·예술의 역할 등을 이야기하던 중 미술애호가·작가들에게 힐링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 서로 공감했다”며 “희망과 힐링을 전하는 미술·예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술사학자 조은정 고려대 초빙교수는 온라인 전시 ‘The Peaceful Warriors in Museum’(미술관의 평화의 전사들, https://sixshop.com/bluecs)을 기획, 호응을 얻고 있다. 조 교수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미술관에 가고 싶은 마음들이 만든 전시”라고 표현하는 이 전시에는 서울과 뉴욕·런던·파리에 거주하며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김홍식·박유아·신미경·윤애영 작가가 시공을 초월해 참여하고 있다.

전시장의 생생함을 더해주는 VR 전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도 적극적이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대구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은 전시투어 영상·학예사의 작품 해설·소장품 소개·각종 교육 관련 프로그램 제공 등에 나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립미술관인 사비나미술관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며 전시를 즐기는 ‘언택트 뮤지엄(Untact Museum)’을 강조하며 홈페이지에 그동안의 전시 29편을 VR로 제공한다. 또 사전예약으로 개별 전시를 관람하는 ‘프라이빗 뮤지엄 투어’도 시도했다.

갤러리들도 전시회와 함께 VR 관람도 선보인다. 바라캇 컨템포러리(삼청동)는 4월26일까지 열리는 독일 작가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의 개인전 ‘Even here, I exist(여기에도, 나는 있다)’를 VR로도 제공 중이며, 리만머핀 서울은 유명 조각설치 작가 에르빈 부름의 개인전 ‘안녕, 서울!’(4월11일까지)을 진행하면서 온라인으로 3D기법을 통한 작품 관람을 가능케 했다.

이 밖에 서울옥션은 24일 갖는 3월 경매에서 전시장 모습의 경매 출품작을 VR로 살펴보게 한다. 국제아트페어를 취소한 ‘아트바젤 홍콩’은 아트페어를 대신해 각국 갤러리들의 출품작을 온라인에서 선보이는 ‘아트바젤 홍콩 온라인 뷰잉룸’을 25일까지 운영한다. 여기에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230여개 갤러리가 20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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