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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코로나 바이러스, 중동에서 얼마나 더 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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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란이 중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진원`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테헤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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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파일럿 도전기-148]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면서 급기야 중동(이집트·이스라엘 포함, 터키·파키스탄 제외)까지 덮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사실상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중동에서는 내전 중인 탓에 코로나19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시리아와 예멘을 제외한 12개국에서 지난 2일까지 확진자 1693명(전날 대비 49% 증가)이 발생했다.

특히 이란은 말도 아니다. 급기야 보건부 차관까지 코로나19에 걸리고 고위 각료들도 줄줄이 걸리면서 국정이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약 두 달, 더 이상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가 돼버리고 말았다.

1.한국과의 현황

3월 3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중동국가에 입국할 때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곳은 8개 나라, 입국 절차 강화를 하는 곳은 4개 나라로 총 12개 나라다. 우리나라와 협력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는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레바논, 바레인,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쿠웨이트, 팔레스타인 등 8개국이 입국 전 14일 이내 한국, 중국, 일본 등을 방문하면 입국금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엔 한국, 중국 등을 방문 후 입국한 관광비자 소지 외국인 대상으로 입국금지를 하고 있으나, 관광비자를 제외한 다른 취업(Work), 사업(Business) 비자 및 거주증 소지자는 입국이 가능하다.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곳은 모로코, 오만, 카타르, 튀니지 4개국이다. 모로코의 경우 한국, 중국, 이탈리아 방문 후 입국한 내외국민을 대상으로 △별도 창구에서 입국심사 △발열검사 등을 실시해 만약 발열 등이 발견될 경우 3일간 격리상태에서 다시 검사를 진행한다. 오만이나 카타르의 경우 한국, 중국, 이란을 방문한 후 입국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14일간 격리(지정시설) 조치를 취하고 있다.

2.UAE 항공업계 '직격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항공업계다. UAE 정부가 소유한 중동 최대 규모 에미레이트항공 역시 실적에 상당히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지주회사인 에미레이트그룹은 최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지금 당장 코로나19의 영향에 대처해야 한다는 특별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모든 자회사의 사업 영역에서 주목할 만할 정도로 실적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미레이트그룹은 그러면서 "연차 휴가가 남은 직원은 유급 휴가를 고려하기를 요청한다"며 "비필수 직군 직원에게는 무급 휴가를 제안하고 있고 필수 직군에도 이를 제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미레이트항공의 몇몇 직원이 무급 휴가를 낸 것을 목격했다. 에미레이트항공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필자의 한 지인 역시 이번 4월부터 한 달 동안 무급 휴가를 갈 예정이다. 왜 무급 휴가를 신청했냐는 질문에 "고향 (포르투갈)에 가서 한 달 동안 가족이랑 있다 오려 한다. 급여는 받지 못하지만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충전하다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3. 향방

사실 코로나19가 중동에서 앞으로 더 퍼질 확률은 아주 높다고 개인적으로 추측한다. 왜냐하면 모스크에서 예배를 드리는 무슬림 특징상, 마룻바닥에 사람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기도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지기 아주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예배자 중 한 명만 걸려도 아주 급속도로 퍼질 것이다.

그리고 검사키트도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해 통계에 안 잡히는 증상자들이 밖에 활보하면서 다닐 확률도 높다. 개인적으로 이미 밖에 이러한 사람들이 꽤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의료시설 역시 문제다. 의료지원 서비스 등도 우리나라보다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병 후 제때 치료를 받는 것도 힘들 수 있다. 이란에서 발병자 대비 사망률이 높은 이유다.

이들의 방역을 우리나라도 관심 있게 보고 응원해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방역에 힘쓰고 코로나 퇴치를 위해 힘써도 흥선대원군처럼 모든 외세와의 교역 자체를 하지 않는 이상 어딘가에는 구멍이 나올 것이고 그러면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코로나19가 또 들어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이들 나라에 우리의 방역 노하우도 전수하고, 우리나라의 진전된 검사키트 기술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참 여러모로 피곤한 나날이다.

[Flying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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