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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이런 판단력과 속도로는 우한 코로나 못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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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우한 코로나 감염자가 28일 하루에만 3명 숨졌다. 전국 확진자는 2300명을 넘었다. 1000명을 넘은 지 이틀 만이다. 무서운 속도다. 중국 우한에선 환자가 1000명 넘은 지 일주일 뒤에 1만명으로 늘었다. 대구·경북 환자가 하루 수백 명씩 늘고 있고 수도권도 언제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환자 1만명'이 되면 한국 의료가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에 빠져들게 된다.

대구 환자 1300명 가운데 600여명이 병실을 못 구해 집에서 자가 격리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같은 비상 상황에선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대구 의료 시스템의 붕괴부터 막아야 한다. 13번째 사망 환자가 병상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다 숨진 다음, 상대적으로 젊고 경증인 환자들은 따로 모아 격리 치료하거나 자가 격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먼저 입원한 경증 환자들이 병상을 차지하고 있는 바람에 증세가 심한 중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금 환자 발생은 메르스의 수십 배 수준으로 가는데 5년 전 메르스 매뉴얼(완치 판정 평균 3주일)을 고집할 수 없다.

우한 코로나는 처음 겪는 바이러스여서 누구도 면역력이 없다. 무증상 감염, 감염 초기 전염이 가능해 전국 확산이 우려된다. 28일엔 전 국민의 40%가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예측 못 한 상황들이 계속 벌어질 것이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질병관리본부(질본)가 바이러스 전파 속도보다 한발 더 앞선 빠른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물론 그 판단은 정확해야 한다. 그러면 정부가 그 결정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 현재 하루 1만건씩 감염 검사를 하는 신속 진단 키트는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감안해 질본이 그런 의사 결정을 한 것이다. 진단 키트뿐 아니라 방역 전반에 걸쳐 질본이 신속한 대책을 주도적으로 내놓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나 병상 확보 문제 등을 볼 때 이런 판단이 신속하게 내려지고 집행되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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