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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文, 마스크 대란에만 "송구"… 코로나 대응실패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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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확산] 文대통령·여야 4당 대표 100분 회동서 오간 얘기는

黃 "당장 바꿔라" 文 "사태 종식되면 생각해보자"

黃 "대처 실패" 文 "2월 4일후 중국인 확진자 없다"

文, 회담 비공개로 바뀌자 "신천지 심각" 계속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국회에서 여야 4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신천지 신도들을 통해 확산됐다고 강조하면서 신천지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막지 않아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대응 실패 지적은 인정하지 않았고, 마스크 부족 사태에 대해서만 "송구하다"고 했다.

◇野 "문 대통령 사과, 박능후·강경화 경질" 요구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날 우한 코로나 방역 실패를 거론하며 "대통령께서는 깊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우한 코로나 사태 전반에 대한 책임이나 사과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마스크 대란'에 대해서만 "송구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여러 대책을 내놨으니 모레까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를 믿어 달라. 문제 해결이 안 되면 특단의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조선일보

국회서 머리맞댄 文대통령과 4당 대표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여야 대표와 만나 우한 코로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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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마스크 무상 지급'을 주장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금 시장 가격이 사재기 때문에 너무 폭등했으니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무상 공급을)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또 "우리 국민을 가해자로 둔갑시켜 책임을 씌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전 세계 주요 국가가 우리 국민의 입국을 막고 부당한 격리 조치를 하는데도 속수무책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금은 사태 해결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즉답을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나중에 사태가 좀 종식이 되면 복기 방식으로 (장관 경질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미래통합당 전희경 대변인이 전했다.

"2월 4일 이후 중국인 확진 환자 없어"

황 대표는 이날 "무엇보다도 초동 대처에 실패했다"며 "중국발 입국 금지 조치가 위기 초반에 반드시 실시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우리는 2월 4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에 대한 특별 입국 절차를 시행 중이고, (바이러스 발원지인) 후베이성에 대해선 그전에 입국 금지를 했다"며 "이후 중국인 입국자 중에서 확진 환자 발생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인 입국자 자체도 한때 매일 2만명 수준이었으나 현재 매일 10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중국인의 입국 제한을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000명도 어제까지 수치고 오늘부터는 700~800명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文 "신천지 심각" 강조

문 대통령은 대신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를 통한 확산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비공개 회담에 돌입하자마자 신천지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대구에서 신천지 신자에 대한 검사 결과가 심각하다"며 "신천지는 전국 곳곳에 신도들이 있어 대구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신천지 신도 중 발열, 호흡기 질환 등 유증상자의 양성 판정 비율이 87.4%에 달하고, 증상이 없는 신도도 검사 결과 양성 판정 비율이 72.9%에 달한다는 자료를 여야 대표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신천지를 통한 감염 경로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 조사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신천지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있고 그 대책을 집중적으로 신속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는 것에 대해 이동 중 사망 가능성, 이동 후 확산 등의 이유를 들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환자를 타 지자체로 이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전문가 보고가 있다"며 "(타 지자체로 이들을 이송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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